디멘의 블로그 이데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어드조인트, 정규 변환, 그리고 스펙트럼 정리

수학
대수학

이 글에서 모든 벡터 공간은 내적 공간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모든 변환은 선형 변환이다.

1. 선형 변환의 어드조인트

정의. $(V, \langle \cdot \rangle_V), (W, \langle \cdot \rangle_W)$가 내적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T: V \to W$에 대해, $T$의 어드조인트adjoint $T^\ast: W \to V$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선형 변환이다.

\[\forall v \in V, w \in W : \quad \langle w, Tv \rangle_W = \langle T^\ast w, v \rangle_V\]

범주론의 어드조인트 정의를 떠올려 보면 식의 형태가 비슷하다.

이 정의를 정당화하려면 모든 $T$에 대해 어드조인트가 유일하게 존재함을 보여야 한다. 이는 리스 표현 정리Riesz representation theorem로부터 얻어진다.

리스 표현 정리. $V$가 내적 공간이라고 하자. $\phi \in V^\ast$에 대해, 다음을 만족하는 벡터 $v$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forall u \in V : \quad \phi(u) = \langle u, v \rangle\]

$V$가 유한 차원일 경우, 위 정리는 $V$의 직교 기저를 잡음으로써 쉽게 보여진다. $V$가 일반적인 힐베르트 공간일 경우에는 증명이 더 까다롭기 때문에 생략한다.

리스 표현 정리로부터 어드조인트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당화할 수 있다. $w \in W$가 주어졌을 때, 사상 $v \mapsto \langle w, Tv \rangle$는 $V^\ast$의 원소이다. 따라서 어떤 $u_w \in V$가 존재하여

\[\forall v \in V : \langle w, Tv \rangle = \langle u_w, v \rangle\]

이다. 이 때 사상 $w \mapsto u_w$는 선형임을 쉽게 보일 수 있다. 이 선형 사상이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어드조인트이다.

정의. $T^\ast = T$인 선형 사상 $T : V \to V$를 자기 어드조인트self-adjoint라고 한다.

$T : V \to W$의 행렬 표현이 $M$일 때, 동일한 기저에서 $T^\ast$의 행렬 표현은 $M$의 켤레 전치, 즉 $M^\dagger$임을 —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 어렵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자기 어드조인트 변환의 행렬은 에르미트Hermitian 행렬이다.

복소 자기 어드조인트 판별볍. $V$가 복소 벡터 공간일 때, $T: V \to V$가 자기 어드조인트 변환일 필요충분조건은 임의의 $v \in V$에 대해 $\langle Tv, v \rangle \in \mathbb{R}$인 것이다.

증명. 필요조건은 자명하므로 충분조건임을 보인다. 먼저 다음 보조정리를 증명한다.

보조정리. $V$가 복소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T : V \to V$에 대해, $T = 0$일 필요충분조건은 임의의 $v \in V$에 대해 $\langle Tv, v \rangle = 0$인 것이다.

보조정리의 증명. 필요조건은 자명하므로 충분조건임을 보인다. 임의의 $u, v \in V$에 대해,

\[\langle T(u + v) , u + v \rangle = \langle Tu, v \rangle + \langle Tv, u \rangle = 0\]

이고,

\[\begin{aligned} \langle T(u + iv), u + iv \rangle &= \langle T(u), iv \rangle + \langle T(iv), u \rangle \\ &= -i \langle Tu, v \rangle + i \langle Tv, u \rangle = 0 \end{aligned}\]

이다. 두 식을 연립하면 $\langle Tu, v \rangle = 0$을 얻는다. 이로부터 $T = 0$임을 보이기는 쉽다. □

이제 본 정리를 보인다. $\langle Tv, v \rangle \in \mathbb{R}$이므로, $\langle Tv, v \rangle = \langle v, Tv \rangle$이다. 또한 어드조인트의 정의에 의해 $\langle Tv, v \rangle = \langle v, T^\ast v \rangle$이다. 따라서 $\langle v, (T - T^\ast)v \rangle = 0$이다. 보조정리로부터 $T = T^\ast$가 따라 나온다. ■

자명한 자기 어드조인트 판별법. $V$가 실수 또는 복소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자기 어드조인트 변환 $T: V \to V$에 대해, $T = 0$일 필요충분조건은 임의의 $v \in V$에 대해 $\langle Tv, v \rangle = 0$인 것이다.

증명. 복소 벡터 공간인 경우에는 위의 보조정리로부터 따라 나온다. 따라서 $V$가 실수 벡터 공간인 경우에만 증명한다. 필요조건은 자명하므로 충분조건임을 보인다. 임의의 $u, v \in V$에 대해,

\[\begin{aligned} \langle T(u + v), u + v \rangle &= \langle Tu, v \rangle + \langle Tv, u \rangle &&(\because \langle Tv, v \rangle = 0) \\ &= \langle Tu, v \rangle + \langle u, Tv \rangle &&(\because \mathrm{im} \langle \cdot \rangle \subset \mathbb{R}) \\ &= 2\langle Tu, v \rangle &&(\because T^\ast = T) \end{aligned}\]

즉 임의의 $u, v \in V$에 대해 $\langle Tu, v \rangle = 0$이므로 $T = 0$이다. ■

2. 정규 선형 변환

정의. $T : V \to V$에 대해 $TT^\ast = T^\ast T$일 때, $T$를 정규normal라고 한다.

모든 자기 어드조인트 변환은 정규 변환이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정규 판별법. $V$가 실수 또는 복소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T: V \to V$가 정규일 필요충분조건은 임의의 $v$에 대해 $\lVert Tv \rVert = \lVert T^\ast v \rVert$인 것이다.

증명. “자명한 자기 어드조인트 판별법”으로부터 따라 나온다. ■

정규 고유벡터의 켤레성. $V$가 실수 또는 복소 벡터 공간이고, $T : V \to V$가 정규라고 하자. $v$가 고윳값 $\lambda$를 가지는 $T$의 고유벡터일 때, $v$는 고윳값 $\bar{\lambda}$를 가지는 $T^\ast$의 고유벡터이다.

증명. $T$가 정규일 때, $T - \lambda I$ 또한 정규임을 쉽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lVert (T - \lambda I) v \rVert = \lVert (T - \lambda I)^\ast v \rVert = \lVert (T^\ast - \bar{\lambda} I) v \rVert = 0. \quad \blacksquare\]

‘정규’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음 정리에 있다.

정규 고유벡터의 정규성. $T: V \to V$가 정규라고 하자. $u, v \in V$가 서로 다른 고윳값을 가지는 $T$의 고유벡터라면 $u$와 $v$는 직교한다.

증명. $u, v$의 고윳값이 $\alpha, \beta$라고 하자.

\[\begin{aligned} (\alpha - \beta)\langle u, v \rangle &= \langle \alpha u, v \rangle - \langle u, \bar{\beta}v \rangle \\ &= \langle Tu, v \rangle - \langle u, T^\ast v \rangle = 0. \end{aligned}\]

$\alpha - \beta \neq 0$이므로 $\langle u, v \rangle = 0$이다. ■

3. 스펙트럼 정리Spectral theorems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은, 스펙트럼 정리가 양자역학에서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때 쓰였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흔히 전해지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스펙트럼 정리를 사용해서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기 이전에 이미 힐베르트가 ‘스펙트럼’이라는 표현을 쓴 바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은데, 고유벡터들이 힐베르트 공간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빛의 스펙트럼과 유사하다는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봄직하다.

복소 스펙트럼 정리. $V$가 복소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T: V \to V$가 정규일 필요충분조건은, $T$의 고유벡터들이 $V$의 직교 기저를 이루는 것이다.

증명. TODO

실수 스펙트럼 정리. $V$가 실수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T: V \to V$가 자기 어드조인트일 필요충분조건은, $T$의 고유벡터들이 $V$의 직교 기저를 이루는 것이다.

증명. TODO

어드조인트에 대한 세 가지 접근

수학
범주론

본문의 내용은 Tom Leinster, Basic Category Theory에 기반한다.

$\mathcal{A}, \mathcal{B}$가 범주category이고, $F: \mathcal{A} \to \mathcal{B}, G: \mathcal{B} \to \mathcal{A}$가 함자functor라고 하자.

1. 자연성 공리naturality axiom를 이용한 어드조인트의 정의

$F \dashv G$라는 것은 임의의 $A \in \mathcal{A}, B \in \mathcal{B}$에 대해 일대일대응 $\Psi_{A, B} : \mathrm{Hom}_\mathcal{A}(A, G(B)) \to \mathrm{Hom}_\mathcal{B}(F(A), B)$가 존재하여, 임의의 $p: A’ \to A, q: B \to B’$에 대해 다음 가환 도식commutative diagram을 만족한다는 것이다.

편의를 위해 $f: A \to G(B)$에 대해 $\Psi_{A, B}(f) = \bar{f}$, 그리고 $g: F(A) \to B$에 대해 $\Psi_{A, B}^{-1}(g) = \bar{g}$와 같이 표기한다. 이에 따라 위의 가환 도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begin{gather} \overline{A \xrightarrow{f} G(B) \xrightarrow{G(q)} G(B') } = F(A) \xrightarrow{\bar{f}} B \xrightarrow{q} B' \\ \overline{F(A') \xrightarrow{F(p)} F(A) \xrightarrow{g} B} = A' \xrightarrow{p} A \xrightarrow{\bar{g}} G(B) \\\\ \mathrm{i.e.}\\\\ \overline{G(q) \circ f} = q \circ \bar{f}\\ \overline{g \circ F(p)} = \bar{g} \circ p \end{gather}\]

위 두 조건을 자연성 공리라고 부른다. 자연성 공리로부터 다음을 증명할 수 있다.

정리 1. $\eta_A := \overline{1_{F(A)}} : A \to GF(A)$와 같이 정의된 변환 $\eta: 1_{\mathcal{A}} \to GF$는 자연적 변환natural transformation이다. 그리고 $\epsilon_B := \overline{1_{G(B)}} : FG(B) \to B$와 같이 정의된 변환 $\epsilon: FG \to 1_{\mathcal{B}}$ 또한 자연적 변환이다. $\eta$를 단원unit이라고 부르고, $\epsilon$을 쌍단원counit이라고 부른다.

증명. 다음 가환 도식으로부터 얻어진다.

정리 2. $f: A \to G(B), g: F(A) \to B$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begin{gather} \bar{f} = \epsilon_B \circ F(f) \\ \bar{g} = G(g) \circ \eta_A \end{gather}\]

증명. 다음 가환 도식으로부터 얻어진다.

2. 단원과 쌍단원을 이용한 어드조인트의 정의

$F \dashv G$라는 것은 어떤 자연적 변환 $\eta: 1_{\mathcal{A}} \to GF, \epsilon: FG \to 1_{\mathcal{B}}$가 존재하여, 임의의 $A \in \mathcal{A}, B \in \mathcal{B}$에 대해 다음 가환 도식을 언제나 만족한다는 것이다.

위 두 조건을 삼각 항등식triangle identity이라고 부른다.

3. 초기 대상initial object을 이용한 어드조인트의 정의

정의. $P: \mathcal{A} \to \mathcal{C}$, $Q: \mathcal{B} \to \mathcal{C}$가 함자일 때, 콤마 범주comma category $(P \Rightarrow Q)$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대상: $\mathcal{C}$의 사상 $h: P(A) \to Q(B)$에 대해, 삼중쌍triplet $(A, h, B)$
  • 사상: 다음의 가환 도식이 성립할 때, $(f, g): (A, h, B) \to (A’, h’, B’)$

$F \dashv G$라는 것은 어떤 자연적 변환 $\eta: 1_{\mathcal{A}} \to GF$가 존재하여, 각 $A \in \mathcal{A}$에 대해 $A$를 홑원소 범주 $\mathbf{1}$에서 $\mathcal{A}$로 가는 함자 $A: 1 \mapsto A$로 간주했을 때 $\eta_A : A \to GF(A)$가 콤마 범주 $(A \Rightarrow G)$의 초기 대상이라는 것이다.

4. 동치 증명

1, 2, 3의 정의는 모두 동치이다. 구체적으로 다음의 정리가 성립한다.

정리 3. $\mathcal{A}, \mathcal{B}$가 범주이고 $F: \mathcal{A} \to \mathcal{B}, G: \mathcal{B} \to \mathcal{A}$가 함자라고 하자. 1, 2, 3은 서로 일대일 대응된다.

  1. 자연성 공리를 만족하는 일대일대응 $\Psi$
  2. 삼각 항등식을 만족하는 자연적 변환의 쌍 $(\eta: 1_{\mathcal{A}} \to GF, \epsilon: FG \to 1_{\mathcal{B}})$
  3. 각 $A \in \mathcal{A}$에 대해 $\eta_A : A \to GF(A)$가 $(A \Rightarrow G)$의 초기 대상이 되도록 하는 자연적 변환 $\eta: 1_{\mathcal{A}} \to GF$

증명. 1과 2가 일대일 대응됨을 보이고, 2와 3이 일대일 대응됨을 보인다.

1과 2는 일대일 대응된다.

$\Psi$가 주어졌을 때, $\eta$와 $\epsilon$을 각각 단원과 쌍단원으로 정의한다. 이때, $\eta$와 $\epsilon$이 삼각 항등식을 만족함은 정리 2로부터 쉽게 따라 나온다.

역으로 삼각 항등식을 만족하는 자연적 변환의 쌍 $(\eta, \epsilon)$이 주어졌다고 하자. 이로부터 다음과 같이 $\Psi$를 정의한다. $f: A \to G(B), g: F(A) \to B$에 대해,

\[\begin{gather} \Psi_{A, B}(f) = \bar{f} = \epsilon_B \circ F(f) \\ \Psi_{A, B}^{-1} = \bar{g} = G(g) \circ \eta_A \end{gather}\]

먼저 $\Psi_{A, B}^{-1}$이 실제로 $\Psi_{A, B}$의 역사상임을, 즉 $\bar{\bar{g}} = g, \bar{\bar{f}} = f$임을 보인다. 전자는 다음 가환 도식으로부터 얻어진다. 후자는 도식에서 $F, G$를 각각 $G, F$로 바꾼 뒤 적절히 쌍대dual을 취하면 된다.

이제 $\Psi$가 자연성 공리를 만족함을 보인다. 한쪽 공리만 보이도록 한다. $f: A \to G(B), q: B \to B’$에 대해 $\overline{G(q) \circ f} = q \circ \bar{f}$임을 보인다. 먼저,

\[\overline{G(q) \circ f} = \epsilon_{B'} \circ FG(q) \circ F(f)\]

이고,

\[q \circ \bar{f} = q \circ \epsilon_B \circ F(f)\]

이므로, $\epsilon_{B’} \circ FG(q) = q \circ \epsilon_B$임을 보이면 충분하다. 이것은 자연적 변환의 정의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Psi$는 자연성 공리를 만족한다.

2와 3은 일대일 대응된다.

삼각 항등식을 만족하는 자연적 변환의 쌍 $(\eta, \epsilon)$이 주어졌을 때, 각 $A \in \mathcal{A}$에 대해 $\eta_A : A \to GF(A)$가 $(A \Rightarrow G)$의 초기 대상임을 보이자.

역으로 $\eta$가 각 $A \in \mathcal{A}$에 대해 $\eta_A : A \to GF(A)$가 $(A \Rightarrow G)$의 초기 대상이 되도록 하는 자연적 변환일 때, 어떤 $\epsilon: FG \to 1_{\mathcal{B}}$가 유일하게 존재하여 $(\eta, \epsilon)$이 삼각 항등식을 만족함을 보이자.

정신은 기계로 환원될 수 있는가: 괴델의 조건문과 펜로즈-루카스 논증

수학
철학
논리학

이 글은 Peter Koellner, On the question of whether the mind can be mechanized (2018)을 정리한 것이다.

초록. 처치-튜링 논제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기계로 증명할 수 없는 수학적 참의 존재를 시사한다. 그러나 만약 이상적인 인간 정신은 모든 수학적 참을 증명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인간 정신은 기계와 같지 않다는 결론이 얻어진다. 이 글에서는 이같은 방식으로 반기계주의를 입증하려는 루카스와 펜로즈의 논증을 검토하고, 이 논증을 반박하는 형식 증명을 소개한다.

서론

다음은 논리학에서 잘 알려진 결과들이다.

  • 처치-튜링 논제. 이상적인 기계에 의해 계산 가능하다computable는 것은 튜링 기계로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F$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형식 체계라면, 참이지만 $F$로 증명 불가능한 문장이 존재한다.

  • 형식 체계-튜링 기계 대응. $F$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형식 체계라면, $F$로 증명 가능한 명제들을 열거하는 튜링 기계가 존재한다.

위 세 가지 논제에 더해, 우리 인간은 형식 체계가 포착하지 못하는 수학적 참 — 이를테면 산술의 무모순성 — 또한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종합해 보면, 불완전성 정리는 이상적인 인간 정신이 도출할 수 있는 수학적 결과들의 외연이 이상적인 유한 기계로 도출할 수 있는 결과들의 외연을 초과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불완전성 정리는 정신이 기계로 환원될 수 없다는 반기계주의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과연 이 시사 관계가 얼마나 정당화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그 결과, 불완전성 정리는 반기계주의 또는 플라톤주의를 시사하긴 하지만 반기계주의를 직접적으로 시사하지는 않음을 보일 것이다.

1. 괴델 조건문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로부터, 다음 두 입장 중 적어도 하나가 참이라는 결론이 따라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괴델 조건문Gödel’s Disjunction이라고 부르자.

  1. 반기계주의: 이상적인 인간 정신이 도출할 수 있는 수학적 결과들은 언제나 이상적인 유한 기계가 도출하는 수학적 결과들을 초과한다. 따라서 인간 정신은 기계로 환원될 수 없다.

  2. 플라톤주의: 이상적인 인간 정신이 포착할 수 없는 수학적 참이 존재한다. 따라서 수학적 참은 인간 정신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두 입장 모두 유물론적 철학에 반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괴델은 평소 철학적 논증에 유보적이었지만, 해당 논증에 관해서만큼은 “수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과연 이 논증이 “수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인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1.1. 괴델의 세 가지 주장

몇 가지 기호를 도입하자.

  1. $F$는 형식 체계 $F$가 증명할 수 있는 모든 문장들의 집합이다.

  2. $K$는 이상적인 인간 정신이 증명할 수 있는 모든 문장들의 집합이다.

  3. $T$는 참인 문장들의 집합이다.

이 글에 걸쳐 $K \subseteq T$를 가정할 것이다. 또한 $F$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적용되는 형식 체계 — 즉, 페아노 산술(사실 이 조건은 로빈슨 산술로 약화시킬 수 있다)을 포함하는 무모순적인 체계 — 임을 전제한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복습해 보자.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F$가 산술을 포함하는 무모순적인 수학 체계일 때, 다음이 성립한다.

  • 제1정리. 참이지만 $F$로 증명 불가능한 명제가 존재한다.
  • 제2정리. $F$의 무모순성이 제1정리의 실례에 해당한다.

첨언하자면 전통적으로 불완전성 정리가 대상으로 하는 산술은 페아노 산술이지만, 로빈슨 산술을 비롯한 더 약한 산술 체계에서도 불완전성 정리가 성립한다.

1.1.1. 첫 번째 주장

괴델은 먼저 다음을 주장한다.

주장 1. $F \subseteq T \implies F \subsetneq T$

증명은 다음과 같다. $F \subseteq T$라면 $\mathrm{Con}(F) \in T$이다. 그런데 제2불완전성 정리에 의해 $\mathrm{Con}(F) \notin F$이다. 따라서 $F \subsetneq T$이다.

1.1.2. 두 번째 주장

괴델의 두 번째 주장은 다음과 같다.

주장 2. $K(F \subseteq T) \implies F \subsetneq K$

증명은 다음과 같다. $K(F \subseteq T)$라면 $\mathrm{Con}(F) \in K$이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F \subseteq T \implies \mathrm{Con}(F) \notin F$이므로 $F \subsetneq K$이다.

그런데 만약 $F \subsetneq K$가 참이라면, 이것을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 할까? 한 가지 방식은 형식 체계의 위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가 시사하는 증명 불가능한 문장들이, 절대적으로 증명 불가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형식 체계 $F$에서 증명 불가능한 문장이 $F$보다 고차적인 체계에서는 증명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mathsf{PA}$가 무모순적이라면 $\mathsf{PA}$는 $\mathrm{Con}(\mathsf{PA})$를 증명하지 못하지만, 2차 페아노 산술 $\mathsf{PA}_2$는 $\mathrm{Con}(\mathsf{PA})$를 증명할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물론 $\mathsf{PA}_2$는 $\mathrm{Con}(\mathsf{PA}_2)$를 증명하지는 못하지만, 이것은 3차 페아노 산술에서 증명 가능하며, 이런 식의 위계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 위계 전체는 $K$에 포섭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점으로 보았을 때 각각의 형식 체계는 집합과 같고, $K$는 모든 집합을 모은 것과 같다. 그리고 모든 집합의 모임이 집합일 수 없듯이, $K$는 형식 체계일 수 없다는 유비가 성립한다.

1.1.3. 세 번째 주장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든다. ”주장 2“를 조건문으로 적는 대신, $K(F \subsetneq T)$가 참이라고 주장함으로써 $F \subsetneq K$를 주장할 수는 없을까?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만으로 그런 주장에 도착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K$와 일치하는 형식 체계 $F^\ast$의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선 고차 페아노 산술과 관련된 논의는 어디까지나 유비였음에 유의하라).

이에 대해 괴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약 그러한 형식 체계가 존재한다면] 인간 이성은 — 적어도 수학적인 측면에서는 — 유한한 기계와 동등하다. 그러나 그 기계는 자기 자신의 동작을 [스스로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이 불능은 인간에게 있어 정신의 무한한 확장성으로 오인될 것이다.

대신 괴델의 세 번째 주장은 다음과 같다. 이 주장이 괴델의 조건문이다.

주장 3. $\forall F (F \subsetneq K) \; \lor \; K \subsetneq T$

증명은 다음과 같다. $F^\ast = K$인 형식 체계 $F^\ast$가 있다고 가정하자. $K \subset T$를 가정했으므로 $F^\ast \subset T$이며, 주장 1에 의해 $F^\ast \subsetneq T$이다.

전자는 반기계주의를, 후자는 플라톤주의를 의미한다.

1.2. 괴델 조건문의 형식화

지금까지 우리는 괴델의 세 가지 주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간략한 증명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 증명들은 사실 정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F, K, T$의 엄밀한 정의를 도입하지 않았을 뿐더러, 어디까지가 형식 체계 내에서 증명 가능한 내용이고 어디까지가 형식 체계 외에서만 증명 가능한 내용인지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F, K, T$ 및 괴델의 세 가지 주장에 대한 증명을 엄밀하게 형식화해 보도록 한다.

1.2.1. $F$

$F$는 가장 형식화하기 쉬운 개념이다. 특히 다음 사실들이 알려져 있다.

형식 체계-튜링 기계 대응. $F$가 재귀적으로 공리화 가능한recursively axiomatisable 형식 체계일 때, $F$로부터 증명 가능한 명제들을 재귀적으로 열거recursively enumerate하는 튜링 기계가 존재한다.

덧붙이자면,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형식 체계는 재귀적으로 공리화 가능하다.

클레이니 술어의 재귀성. 튜링 기계의 작동은 페아노 산술 내에서 형식화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괴델 수가 $x$인 튜링 기계가 자연수 $y$를 입력받았을 때 괴델 수가 $z$인 작동 기록computation record으로 끝나는지를 판단하는 1차 논리 술어 $K(x, y, z)$가 존재한다.

위 두 정리의 따름정리로 다음을 얻는다.

따름정리. 형식 체계는 재귀적으로 열거 가능하다. 즉, ”$e$번째 형식 체계“ $F_e$를 페아노 산술에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_{123}$은 로빈슨 산술, $F_{456}$은 ZFC 등과 같은 식이다. $F_{123}(\ulcorner 1 + 1 = 2 \urcorner)$은 $1 + 1 = 2$가 로빈슨 산술에서 증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mathsf{PA} \vdash F_{123}(\ulcorner 1 + 1 = 2 \urcorner)$이다.

1.2.2. $T$

$T$의 형식적 정의로는 타르스키의 유형적 참 정의Tarski’s typed truth definition가 가장 유망하다. 타르스키의 유형적 참 정의는 의미론적 정의가 아니라 형태론적 정의이지만, 현 논의의 목적으로는 적합하다. 타르스키의 정의는 다음을 비롯한 공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 $\forall x : \mathrm{Sent}(x) \rightarrow (T(\hat{\lnot} x) \leftrightarrow \lnot T(x))$

  • $\forall x, y : [\mathrm{Sent}(x) \land \mathrm{Sent}(y)] \rightarrow [T(x\; \hat{\lor} \;y) \leftrightarrow T(x) \lor T(y)]$

여기서 $\mathrm{Sent}$는 주어진 문장(의 괴델 수)가 적형식인지를 판단한다. 한편 $\hat{\quad}$은 언어와 메타언어를 구분하기 위해 도입되는데, 자세한 설명은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로 줄인다.

1.2.3. $K$

$K$는 세 개념 중 가장 까다로운 개념이다. 완전한 의미론적 정의를 제시할 수 없음은 물론, 형태론적 정의를 제시하기에도 의문스러운 구석이 많다. 그러나 이 글의 목표는 불완전성 정리로부터 $F \subsetneq K$를 직접적으로 보일 수 없음을 논증하는 것이므로, 자비의 원칙에 따라 $K$의 외연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다음의 형태론적 정의를 제시하도록 하겠다.

$K$의 형태론적 정의.

  1. $\phi$가 논리적으로 참일 때, $K\phi$이다.
  2. 임의의 문장 $\phi, \psi$에 대해 $(K(\phi \rightarrow \psi) \land K\phi) \rightarrow K\psi$이다.
  3. 임의의 문장 $\phi$에 대해 $K\phi \rightarrow \phi$이다.
  4. 임의의 문장 $\phi$에 대해 $K\phi \rightarrow KK\phi$이다.

여기서 $K$는 논리 연산자이다. 때문에 $K(\phi)$ 또는 $K(\ulcorner \phi \urcorner)$가 아닌 $K\phi$와 같이 적었다. $K$가 술어가 아닌 논리 연산자로 간주되어야 하는 이유는 본 논문의 주석 29를 참고하라.

1.2.4. $\mathsf{EA}$와 $\mathsf{EA}_T$

$F, K, T$에 대해 추론할 수 있는 형식 체계를 구성해 보자. 먼저 1.2.1에서 보았듯이 $F$는 이미 $\mathsf{PA}$에서 형식화 가능하므로 별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L_{\mathsf{EA}}$를 $\mathsf{PA}$에 함수 $K$를 추가한 것으로 정의하자. $\Sigma$를 $\mathsf{PA}$의 공리들과, $K$의 형태론적 정의의 공리들의 모임이라고 하자 (단, $\mathsf{PA}$의 귀납 공리꼴을 $L_{\mathsf{PA}}$가 아닌 $L_{\mathsf{EA}}$의 문장들에 대해 취한다). $\mathsf{EA}$의 공리는 $\Sigma \cup K\Sigma$이다.

$L_{\mathsf{EA}_T}$를 $\mathsf{EA}$에 술어 $T$를 추가한 것으로 정의하자. $\Sigma^\ast$를 $\Sigma$와, $T$의 형태론적 정의의 공리들의 모임이라고 하자 (단, $\mathsf{PA}$의 귀납 공리꼴을 $L_{\mathsf{EA}_T}$의 문장들에 대해 취한다. $\mathsf{EA}_T$의 공리는 $\Sigma^\ast \cup K\Sigma^\ast$이다.

1.3. 괴델 조건문의 형식적 증명

괴델의 세 가지 주장은 $\mathsf{EA}_T$에서 형식적으로 증명 가능함을 보인다.

1.3.1. 첫 번째 주장

주장 1. $F \subseteq T \implies F \subsetneq T$

이 주장은 $\mathsf{EA}_T$에서 쉽게 증명 가능하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직접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1.3.2. 두 번째 주장

주장 2. $K(F \subseteq T) \implies F \subsetneq K$

이 주장 또한 $\mathsf{EA}_T$에서 증명 가능하다. 사실 다음의 더 강한 결과가 증명 가능하다.

라인하르트 제1정리. 임의의 문장 $\phi$에 대해

\[\mathsf{EA} \vdash K(F(\ulcorner \phi \urcorner) \rightarrow \phi)\]

라면, 어떤 문장 $\psi$가 존재하여

\[\mathsf{EA} \vdash K\psi \land K\lnot F(\ulcorner \psi \urcorner)\]

이다 (즉, $\mathsf{EA} \vdash F \subsetneq K$이다).

1.3.3. 세 번째 주장

주장 3. $\forall F (F \subsetneq K) \; \lor \; K \subsetneq T$

위 주장에서 $F \subsetneq K$를 풀어 쓰면 다음과 같다.

\[\forall e \; \exists x \;(\mathrm{Sent}_{L_{\mathsf{PA}}}(x) \land K(x) \land x \notin F_e )\]

그리고 $K \subsetneq T$를 풀어 쓰면 다음과 같다.

\[\exists x \;(\mathrm{Sent}_{L_{\mathsf{PA}}}(x) \land T(x) \land \lnot K(x) \land \lnot K(\lnot x))\]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K$는 술어가 아닌 논리 연산자이기 때문에 양화 맥락에 속할 수 없다. 이를테면 $\exists \phi : \lnot\phi$가 문법적으로 올바르지 않듯이 말이다. 이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exists x \; K(x)$라고 적는 대신 $\exists x\; T(\hat{K}x)$와 같이 적도록 한다. 따라서 주장 3의 올바른 형식화는 다음과 같다.

\[\begin{gather} \forall e \; \exists x \;(\mathrm{Sent}_{L_{\mathsf{PA}}}(x) \land T(\hat{K}x) \land x \notin F_e ) \\\\ \lor\\\\ \exists x \;(\mathrm{Sent}_{L_{\mathsf{PA}}}(x) \land T(x) \land \lnot T(\hat{K}x) \land \lnot T(\hat{K}\lnot x)) \end{gather}\]

위 논리식을 $\mathrm{GD}$라고 하자. 다음 정리가 알려져 있다.

라인하르트 제2정리. $\mathsf{EA}_T \vdash \mathrm{GD}$.

따라서 괴델 조건문은 적절한 형식 체계 하에서 증명 가능하다.

2. 루카스와 펜로즈

2.1. 무모순성 판별 문제

루카스와 펜로즈는 $K(F \subseteq T)$임을 주장함으로써 $F \subsetneq K$를 직접적으로 보이고자 한다. 즉, 루카스와 펜로즈는 이상적인 인간 정식은 주어진 임의의 형식 체계가 모순적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능력이 있으며, 이에 따라 $\forall F \subseteq T: F \subsetneq K$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이상적인 인간 정신에게 임의의 형식 체계의 무모순성을 판별할 능력이 있는지는 매우 의문스럽다. 일례로 $R$이 리만 가설이라고 하자. $R$은 페아노 산술에서 $\Pi_1$ 명제로 형식화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mathsf{PA}$는 $\Sigma_1$-완전하기 때문에, $\mathsf{PA} + R$의 무모순성은 $R$과 동치이다. 이 예시는 형식 체계의 무모순성 판별 문제가 리만 가설 이상으로 어려운 문제인 경우도 있음을 보여준다.

2.2. 기계주의의 상대적 무모순성

이 사실만으로 루카스와 펜로즈의 기획은 난관에 봉착하겠으나, 여기서 나아가 우리는 더 강력한 사실을 보일 수 있다. 그 사실이란, $K(F\subseteq T)$는 형식적으로 증명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계주의적 논제들이 $\mathsf{EA}_T$와 무모순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이기에 앞서, 기계주의적 논제들을 그 강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 글에서 채택하는 라인하르트의 구분법은 다음과 같다.

  • 약한 기계주의Weak Mechanical Thesis, WMT: $\exists e \; ( K = F_e )$
  • 강한 기계주의Strong Mechanical Thesis, SMT: $K\exists e\; (K = F_e)$
  • 아주 강한 기계주의Super Strong Mechanical Thesis, SSMT: $\exists e \; K(K = F_e)$

각각 풀어 설명하자면,

  • WMT: 이상적인 인간 정신은 어떠한 튜링 기계와 동등하다.
  • SMT: 이상적인 인간 정신은, 자신이 어떠한 튜링 기계와 동등함을 안다.
  • SSMT: 이상적인 인간 정신은, 자신이 특정한 튜링 기계와 동등함을 안다.

다음이 알려져 있다.

라인하르트 제3정리. $\mathsf{EA}_T + \mathsf{SSMT}$는 모순적이다.

따라서 $\mathsf{EA}_T$의 공리를 가정하면 아주 강한 기계주의는 거짓이다. 요컨데 설령 이상적인 인간 정신과 동등한 컴퓨터가 주어지더라도, 우리는 그것이 정말로 인간 정신과 동등한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루카스와 펜로즈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 기계주의의 핵심 논제는 우리와 동등한 능력을 가지는 기계의 판별법이 아닌 우리와 동등한 능력을 가지는 기계의 존재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관해서는 다음이 알려져 있다.

라인하르트 제4정리. $\mathsf{EA}_T + \mathsf{WMT}$는 무모순적이다.

더 나아가 다음이 알려져 있다.

칼슨의 정리. $\mathsf{EA}_T + \mathsf{SMT}$는 무모순적이다.

즉 $\mathsf{EA}_T$는 이상적인 인간 정신과 동등한 기계의 존재 가능성을 열어둘 뿐 아니라, 그 사실을 인간 정신이 스스로 입증하는 가능성 또한 열어둔다. 위 사실들은 불완전성 정리만으로 반기계주의를 입증하려는 시도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2.3. 괴델의 혜안

놀랍게도 괴델은 처음부터 이 모든 논의를 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왕Wang이 남긴 괴델과의 대화 회고에 따르면,

불완전성 정리는 인간의 수학적 직관과 동등한 결과를 내놓는 컴퓨터의 가능성 [$\exists e\; (F_e = K)$]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을 시사하기는 한다. 만약 그 가능성이 — 비록 다른 고려 사항으로 인해 확률은 지극히 낮지만 — 사실이라면, 우리는 그러한 컴퓨터의 설계를 알 수 없거나 [$\lnot K (F_e = K)$], 그 컴퓨터가 올바르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 [$\lnot K (F_e \subseteq T)$].

괴델은 신이야

3. 결론

지금까지의 논의는 괴델의 조건문으로부터 반기계주의를 직접적으로 이끌어내려는 더이상의 시도를 방지하는 데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논리학의 결과로부터 반기계주의를 논증하려는 또다른 접근 방식이 있다. 흔히 펜로즈의 새 논증이라고 불리는 이 논증은 타르스키의 유형적 참과는 구별되는, 유형 독립적 참type-free truth을 내세우는 논증이다. 해당 논증의 형식화와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본 논문의 2편에서 다루도록 한다.

산술 위계

수학
논리학

주의. 이 글은 뇌피셜로 쓰였기 때문에 엄밀하지 않고, 심지어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산술 위계(arithmetical hierarchy)는 산술 — 엄밀히는 1차 페아노 산술 — 의 명제들을 양화사의 복잡도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산술 위계는 증명 이론 및 계산 복잡도 이론의 핵심 개념이며, 기술적 집합론과도 연관이 있다.

1. $\Delta_0$ 명제

1.1. 정의

정의. $\Sigma_0 = \Pi_0 = \Delta_0$는 상한이 있는 양화사만을 가지는 명제들의 집합이다.

왜 같은 부류의 명제를 세 개의 이름으로 부르는지는 곧 명확해질 것이다. 이 글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에는 세 이름 중 $\Delta_0$라는 이름을 대표로 사용하겠다.

예를 들어 다음 네 명제들은 모두 $\Delta_0$ 명제들이다.

\[\begin{gather} \phi_1 : 0 = 1\\ \phi_2(x) : \exists y < x \; [y + y = x] \\ \phi_3(x, y) : \exists z \leq y \;[ xz = y ] \\ \end{gather}\]

$\phi_1$은 거짓인 문장이다. $\phi_2$는 $x$가 짝수일 때, $\phi_3$는 $x$가 $y$의 약수일 때 참인 명제이다.

$\Delta_0$ 명제들은 양화사에 상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임의의 $x$가 주어졌을 때 $x$가 해당 명제에 부합하는지를 튜링 기계로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x$가 $\phi_2$를 만족하는지 판단하는 튜링 기계는 다음과 같다.

for y < x:
   if y + y == x:
      return true;

return false;

위 튜링 기계는 $x$번의 반복 이내에 정지한다. 따라서 $\Delta_0$는 또는 튜링 기계 등의 기계 장치로 결정 가능(decidable)한, 또는 재귀적인(recursive), 또는 계산 가능(computable)한 명제들이다(세 표현은 동의어이다). 그러나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듯이, 모든 결정 가능한 명제들이 $\Delta_0$인 것은 아니다.

괴델의 표현가능성 정리에 따라 결정 가능한 참인 명제는 증명 가능하다. 그리고 이 글에서 $\phi$가 ‘참’이라 함은, $\mathsf{PA} \vDash \phi$가 아니라, 표준 자연수 모형 $\mathcal{N}$에 대해 $\mathcal{N} \vDash \phi$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참인 $\Delta_0$ 문장들의 집합은 완전하다. (즉, $\phi$가 참인 $\Delta_0$ 문장이라면 $\mathsf{PA} \vdash \phi$이다.)

1.2. 계산 이론에서의 $\Delta_0$

프로그래밍 언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Delta_0$ 문장들은 다음만을 허용하는 코드의 집합과 대응된다.

  • 조건문
  • 상한이 있는 반복문
  • 덧셈과 곱셈

주의할 점은, 상한이 없는 반복문변수 재지정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의 코드는 소수 판별이 $\Delta_0$임을 입증한다.

for y < x:
  for z <= y:
    if yz == x:
      return false;

return true;

그러나 $x^y$를 계산하는 다음의 코드는 $\Delta_0$에 해당되지 않는다.

let a = 1
for 1<= z <= y:
   a = a * x

return a

그렇다면 지수 연산은 $\Delta_0$가 아닌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복잡하긴 하지만, $\Delta_0$ 명제로 지수를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 이 사례는 주어진 연산 또는 술어가 $\Delta_0$인지 판단하는 일이 까다로울 수 있음을 방증한다. 일례로 다음이 알려져 있다.

정리. 팩토리얼은 $\Delta_0$이지만 테트레이션은 $\Delta_0$가 아니다.

그러나 테트레이션은 결정 가능하다. 따라서 모든 결정 가능한 명제들이 $\Delta_0$인 것은 아니다.

2. 한 단계 올라가기

정의.

\[\begin{gather} \Sigma_1 := \{ \exists x_1 \cdots \exists x_n \;\phi : \phi \in \Pi_0 \}\\ \Pi_1 := \{ \forall x_1 \cdots \forall x_n \;\phi : \phi \in \Sigma_0 \}\\ \Delta_1 := \Sigma_1 \cap \Pi_1 \end{gather}\]

2.1. $\Sigma_1$ 명제

다음 명제들은 $\Sigma_1$이다.

\[\begin{gather} \phi_1(x): \exists y \; \underbrace{[y^2 + y + 1 = x]}_{\Pi_0}\\ \phi_2(x): ∃y\; ∃z\; \underbrace{(y \text{ is prime} ∧ z \text{ is prime} ∧ x = y + z ∧ x \text{ is even})}_{\Pi_0} \end{gather}\]

$\phi_1$은 집합 $\lbrace 1, 3, 7, 13, \dots \rbrace$에서 참이다. $\phi_2$는 골드바흐의 추측으로, 모든 $x$가 이를 만족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Sigma_1$은 재귀적으로 열거 가능(recursively enumerable)한 집합들의 모임이다. 즉, $\phi \in \Sigma_1$이라면 다음의 튜링 기계 $M$이 존재한다.

  • $\phi(c)$가 참이라면 $M$이 $\phi(c)$를 결정함이 보장된다.
  • $\phi(c)$가 거짓이라면 $M$이 $\phi(c)$를 결정함이 보장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음의 튜링 기계는 $\phi_2$가 재귀적으로 열거 가능함을 보여준다.

for y > 1:
   for z > 1:
      if isPrime(y) & isPrime(z) & x = y + z & isEven(x):
         return true;

return false;

return false 문이 있기는 하지만, 반복문에서 빠져나올 break 문이 없으므로 return false는 도달 불가능하다. 즉, $\phi_2(c)$가 참이라면 위의 튜링 기계는 참을 반환하지만 거짓이라면 무한 루프에 빠진다.

$\phi \in \Sigma_1$이 표준 자연수 모형에서 참인 문장이라면 $\mathsf{PA} \vdash \phi$이다. $\phi : \exists x \; \psi(x)$ 꼴의 명제가 표준 자연수 모형에서 참이라는 것은 어떤 $c \in \mathbb{N}$에 대해 $\psi(c)$가 참이라는 의미이며, $\psi(c)$는 참인 $\Pi_0$ 문장이므로 증명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참인 $\Sigma_1$ 문장들의 집합은 완전하다.

2.2. $\Sigma_1 \setminus \Delta_0$ 명제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필자는 독자를 오도했다. 앞서 $\Sigma_1$의 예시로 나열한 명제들은 사실 $\Delta_0$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begin{gather} \phi_1: \exists y<x \;{[y^2 + y + 1 = x]}\\ \phi_2(x): ∃y<x\; ∃z<x\; {(y \text{ is prime} ∧ z \text{ is prime} ∧ x = y + z ∧ x \text{ is even})} \end{gather}\]

그렇다면 $\Delta_0$에 속하지 않는 $\Sigma_1$ 명제는 어떻게 생겼을까? 한 가지 답은 정지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mathrm{HaltsIn}(x, n)$를, “괴델 수가 $x$인 튜링 기계”가 $n$회의 연산 이내에 출력값을 내놓는지를 판별하는 술어라고 하자. 이 술어는 클레이니 술어로부터 쉽게 정의할 수 있으며, 클레이니 술어는 $\Sigma_0$임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3의 제곱을 2회의 연산으로 계산하는 튜링 기계의 괴델 수가 $123$이라면 $\mathrm{HaltsIn}(123, 3)$은 참이지만 $\mathrm{HaltsIn}(123, 1)$는 거짓이다.

이제 다음 명제를 고려하자.

\[\phi_1(x): \exists y \;[ \mathrm{HaltsIn}(x, y) ]\]

위 명제가 말하는 바는, 괴델 수가 $x$인 튜링 기계가 언젠가 정지한다는 것이다. 즉, 위 명제는 정지 문제와 동치이다. 그런데 정지 문제는 결정 불가능하다. 앞서 $\Delta_0$ 명제는 모두 결정 가능함을 보았으므로, $\phi$는 $\Delta_0$에 속하지 않는 $\Sigma_1$ 명제이다.

다른 예시로, 다음 명제를 고려하자.

\[\phi_2(x): \exists y \; [ \mathrm{Proves}(x, y) ]\]

여기서 $\mathrm{Proves}(x, y)$는 “괴델 수가 $x$인 문장의 증명”의 괴델 수가 $y$일 때 참인 술어이다. 즉, $\phi_2(x)$는 괴델 수가 $x$인 문장이 증명 가능하다는 술어이다. 그런데 이 술어는 결정 가능하지 않다. 만약 $\phi_2$가 결정 가능하다면 (PA가 무모순적이라는 가정 하에) $\phi_2(\ulcorner 0 = 1 \urcorner)$이 거짓이라는 증명이 PA에 존재하게 되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와 상충하기 때문이다.

2.3. $\Pi_1$ 명제

$\Sigma_1$ 명제가 재귀적으로 열거 가능한 명제들의 모임이라면, $\Pi_1$ 명제는 쌍대-재귀적으로 열거 가능한(co-recursively enumerable) 명제들의 모임이다. 즉 $\Pi_1$의 문장은 거짓이라면 결정 가능하지만 참이라면 결정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음 두 명제는 $\Delta_0$가 아닌 $\Pi_1$ 문장이다.

\[\begin{gather} \phi_3(x): \forall y \;[ \lnot \mathrm{HaltsIn}(x, y) ] \\ \phi_4(x): \forall y \; [ \lnot \mathrm{Proves}(x, y) ] \end{gather}\]

$\Sigma_1$의 경우와 달리, $\Pi_1$은 완전하지 않다. $\Sigma_1$ 문장의 부정이 $\Pi_1$이기 때문에, $\Pi_1$ 또한 완전하다면 $\Sigma_1 = \Pi_1=$ (결정 가능한 명제들의 모임)이 되기 때문이다.

정리. 참인 $\Pi_1$ 문장들의 집합은 완전하지 않다.

2.4. $\Delta_1$ 명제

$\Delta_1$ 명제는 $\Sigma_1$과 $\Pi_1$에 모두 속한다. 따라서 $\Delta_1$은 결정 가능한 명제들의 모임이다. 앞서 본 테트레이션은 $\Delta_0$가 아닌 $\Delta_1$ 명제이다.

3.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정의.

\[\begin{gather} \Sigma_2 := \{ \exists x_1 \cdots \exists x_n \;\phi : \phi \in \Pi_1 \}\\ \Pi_2 := \{ \forall x_1 \cdots \forall x_n \;\phi : \phi \in \Sigma_1 \}\\ \Delta_2 := \Sigma_2 \cap \Pi_2 \end{gather}\]

이제 패턴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 $\Sigma_2$ 명제의 예시로, 다음을 보자.

\[\phi_5(x) : \exists y \; [ \mathrm{DoesNotHaltOn}(x, y)]\]

여기서 $\mathrm{DoesNotHaltOn}(x, y)$는, “괴델 수가 $x$인 튜링 기계”에 $y$를 입력했을 때 정지하지 않으면 참인 술어이다. 앞선 논의로부터 $\mathrm{DoesNotHaltOn}$이 $\Pi_1$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정리. $\phi_5 \notin \Pi_1$

증명. $\phi_5 \in \Pi_1$이라고 가정하자. 우리의 목표는 이 가정이 “참인 $\Pi_1$ 문장들의 집합은 완전하다”를 시사함을 보이는 것이다.

$\psi(x)$가 임의의 $\Delta_0$ 명제라고 하자. $\theta : \forall x \;\psi(x)$는 $\Pi_1$ 문장이다. 다음의 튜링 기계 $M$을 생각하자.

if ψ(x):
   return 1;

while True:

이 튜링 기계는 값 $x$에 대해 $\psi(x)$가 참이면 정지하고 거짓이면 정지하지 않는다. 따라서 $\theta$가 참이라는 것은 모든 $x$에 대해 $M$이 정지한다는 것과 동치이며, 이것은 $\phi_5(\ulcorner M \urcorner)$이 거짓임과 동치이다. 그리고 가정에 의해 $\phi_5 \in \Pi_1$이므로, $\phi_5(\ulcorner M \urcorner)$이 거짓이라면 $\mathsf{PA} \vdash \lnot \phi(\ulcorner M \urcorner)$이다. 즉, $\mathsf{PA} \vdash \theta$가 되어 모든 참인 $\Pi_1$ 문장은 증명 가능하게 된다. 이것은 모순이다. ■

Remark. 엄밀히는 위의 증명이 PA 내에서 표현 가능함을 보여야 한다.

앞서 $\Sigma_1$ 명제는 참일 때 결정 가능하고, $\Pi_1$ 명제는 거짓일 때 결정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Sigma_2$ 문장은 $\forall$과 $\exists$가 섞여 있기 때문에, 참일 때에도, 거짓일 때에도 결정이 불가능한 문장이 있을 수 있다.

3.1. 오라클

정의. $\mathcal{O}$가 단 한 번의 연산으로 문제 $P$의 결과를 구할 수 있을 때 $\mathcal{O}$을 $P$의 오라클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정지 문제의 오라클은 주어진 튜링 기계의 정지 연부를 단 한 번의 연산으로 알아낼 수 있는, 그야말로 신적인 존재다.

산술 위계를 오르는 것은 점점 더 강한 오라클이 주어지는 것과 같다. 앞서 $\Sigma_1$ 명제의 예시로 다음을 보았다.

\[\phi_1(x): \exists y \;[ \mathrm{HaltsIn}(x, y) ]\]

그런데 만약 정지 문제 오라클 $\mathcal{O}$가 주어졌다면, $\phi_1$은 $\Delta_0$ 명제로 단순하게 표현 가능하다.

\[\phi_1(x) : \mathcal{O}(x)\]

또한 앞서 $\Sigma_2$ 명제의 예시로 다음을 보았다.

\[\phi_5(x) : \exists y \; [ \mathrm{DoesNotHaltOn}(x, y)]\]

정지 문제 오라클 $\mathcal{O}$가 주어졌다면, $\phi_5$는 $\Sigma_1$ 명제로 표현 가능하다.

\[\phi_5(x): \exists y \; \lnot \mathcal{O}(x|_y)\]

여기서 $x|_y$는 괴델 수가 $x$인 튜링 기계에 $y$를 입력한 상태의 괴델 수이다. 즉, $\Sigma_2$ 명제는 정지 문제의 오라클이 주어졌을 때 $\Sigma_1$ 명제로 환원된다. 비슷한 원리로, $\Pi_2$ 명제와 $\Delta_2$ 명제는 각각 정지 문제의 오라클이 주어졌을 때 $\Pi_1$ 명제와 $\Delta_1$ 명제로 환원된다.

나아가 2차 오라클을 정의할 수 있다. 2차 정지 문제 오라클은, 정지 문제 오라클을 사용하는 튜링 기계들에 대한 정지 문제 오라클이다. 예를 들어 $\mathcal{O}$가 다음 코드의 정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그치는 데 반해,

for x > 0:
   for y > 0:
      for z > 0:
         for n > 2:
            if x^n + y^n == z^n:
               return True;
return False;

$\mathcal{O}^2$은 다음 코드의 정지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다. 다음의 코드는 NP 튜링 기계의 괴델 수 $x$를 입력받았을 때, $x$와 출력이 일치하는 P 튜링 기계가 존재하면 정지하고 존재하지 않으면 정지하지 않는다.

let x ∈ NP;
for y ∈ P:
   if !Halts(
      let z = 0
      while x(z) == y(z):
         z = z + 1
   ):
      return 1; // x가 P에 속하는 NP일 때 정지

일반적으로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Pi_n, \Sigma_n, \Delta_n$의 명제들은 $k$차 오라클이 주어졌을 때 각각 $\Pi_{n - k}, \Sigma_{n - k}, \Delta_{n - k}$의 명제들이 된다.

곱군과 위수에 관한 노트: 페르마 소수 정리와 윌슨의 정리

수학
대수학

Remarks

곱군 합군
1이 항등원 0이 항등원
$x$의 위수가 $r$일 때, $x^r = 1$ $x$의 위수가 $r$일 때, $rx = 0$
  • 소수 $p$에 대해 $p - 1$에 대한 정보가 주어졌다면 위수가 $p - 1$인 곱군 $(\mathbb{Z}/p\mathbb{Z})^\times$을 생각해 보자.
  • 유한체의 곱군은 순환군이다.
  • 순환적 곱군 $G$에 대해 $nm \mid |G|$는, $x^{nm} = 1$이지만 $x^n, x^m \neq 1$인 원소 $x$의 존재성과 동치이다.
  • 위수는 주기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주기) = (위수) + 1이다.

페르마 소수 정리

정리. 소수 $p$가 두 정수 $a, b$에 대해 $p = a^2 + b^2$ 꼴로 나타내어질 필요충분조건은 $p \bmod 1 = 4$인 것이다.

증명.

(⇒) 자명

(⇐) $G = (\mathbb{Z}/p\mathbb{Z})^\times$라고 하자. 조건에 의해 $4 \mid |G|$이다. 따라서 $n^4 = 1$이지만 $n^2 \neq 1$인 원소 $n$이 존재한다. 즉, $n^2 = -1$이다. 따라서 $p \mid n^2 + 1$이다. 이제 $\mathbb{Z}[i]$에서 생각해 보면 $p \mid (n + i)(n - i)$이다. 만약 $p$가 $\mathbb{Z}[i]$에서 기약이었다면 $p \mid n + i$ 또는 $p \mid n - i$인데 둘 다 불가능하다. 따라서 $p$는 기약이 아니며, 켤레성에 의해

\[p = (a + bi)(a - bi) = a^2 + b^2\]

이다. ■

윌슨의 정리

정리. $p$가 소수일 필요충분조건은 $(p - 1)! \equiv -1 \mod p$인 것이다.

증명.

(⇒) $G = (\mathbb{Z}/p\mathbb{Z})^\times$라고 하자. $G$의 원소를 모두 곱한 값은 $(p - 1)!$이다. $x^2 = 1$의 근인 $\pm 1$을 제외한 $G$의 모든 원소는 자기 자신을 역원으로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p - 1)! \equiv -1$이다.

(⇐) $N = (p - 1)! + 1$이라고 하자. 조건에 의해 $p \mid N$이다. 만약 $p$가 소수가 아니라면 어떤 소수 $q < p$에 대해 $q \mid N$이다. 그러나 $N \bmod q = 1$이므로 모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