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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에 대한 이론이란 무엇인가?

철학
언어철학

이 글은 Scott Soames, What is a Theory of Truth? (1984)을 정리한 것이다.

초록

필드는 양상 반박을 통해 타르스키의 참 정의가 참의 의미를 해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필드는 인과 이론으로부터 참을 정의하려는 기획을 세웠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필드의 기획 또한 양상 반박에 직면하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주장한다. 대신 논문의 저자는 타르스키의 참 정의가 각 언어별로 참이 무엇인지를 해명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의 재정의를 제안한다.

1. 타르스키의 이론은 무엇을 시도하는가?

참 이론의 세 가지 목적

타르스키의 참 이론의 철학적 의의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그 수학적 의의와는 다르게, 꾸준한 논쟁의 대상이다. 논쟁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참에 대한 이론theory of truth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해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 의견은 다음과 같다.

  1. ‘참’이 무슨 의미인지를 설명한다.
  2. ‘참’을 다른 술어 및 논리 관계로 환원한다.
  3. ‘참’을 선험적인 개념으로 인정한 후 이로부터 철학적 입장을 발전시킨다.

1을 시도하는 이론은 ‘처치의 정리는 참이다’, ‘요한복음 1장 14절은 참이다’와 같이 참 술어가 문장이 아닌 명제에 적용되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타르스키의 참 이론은 오로지 형식적 문장에만 적용되므로, 1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그의 이론은 3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타르스키는 자신의 참 이론이 인식론과는 완전히 무관하다는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참에 대한 의미론적 정의는 “눈은 희다”라는 문장이 어떤 조건에서 승인되는지에 관해서는 아무 제약도 가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눈은 희다”라는 문장을 승인하거나 거부할 때, 마찬가지로 “‘눈은 희다’는 참이다”를 승인하거나 거부해야 한다는 제약만을 가한다. 따라서 우리는 참에 대한 의미론적 정의를, 기존의 인식론적 태도에 어떠한 수정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소박한 실재론자로 남을 수도 있고, 비판적 실재론자, 관념론자, 경험론자, 형이상학자로도 남아 있을 수 있다.

의미론적 상승

그럼에도 타르스키의 참 술어는, 콰인이 의미론적 상승semantic ascent이라고 부른 기작을 통해 철학적 입장의 명제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형태의 추론들을 일반화하고 싶다고 하자.

  • 눈의 희다 $\to$ (하늘은 푸르다 $\to$ 눈은 희다)
  • 지구는 돈다 $\to$ (태양은 차갑다 $\to$ 지구는 돈다)

자연스러운 일반화는 다음과 같다.

  • 임의의 문장 $p, q$에 대해 ($p$가 참이다 $\to$ ($q$가 참이다 $\to$ $p$가 참이다))

이 형식화에서 참 술어는 나열한 각 사례를 일반화하는 데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혹자는 다음과 같이 참 술어에 대한 의존을 없앨 수 있다고 반문할 수 있다.

  • 임의의 문장 $p, q$에 대해 $p \to (q \to p)$

그러나 위 문장은 형태론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철학적 문제가 산재해 있는 2차 논리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면, $p, q$는 명제가 아니라 문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장이란 수리논리적인 의미에서의 문장, 즉 자유변수가 없는 명제가 아니라, 철학적인 의미에서의 문장, 즉 기호들의 나열이다. 굳이 수리논리학의 언어를 쓰자면 $p, q$는 문장의 괴델 수이다. 요컨대 1이 아니라 2라는 것이다.

  1. $p =$ 눈은 희다, $q = $ 하늘은 푸르다
  2. $p =$ “눈은 희다”, $q = $ “하늘은 푸르다”

그런데 $\to$는 논리 연산자이므로, 양항에 문장이 아닌 명제가 와야 한다(수리논리학의 언어로는, 괴델 수가 아닌 문장이 와야 한다). 따라서 $p$를, $p$는 참이다 라는 명제로 만들어 줘야 한다. 형식적으로 쓰자면 다음과 같다.

  • $\forall p, q \in \mathbb{N} \;\; T(\ulcorner p \;\dot{\to}\; (q \;\dot{\to}\; p) \urcorner)$

이같은 의미론적 상승 덕분에 몇몇 철학적 입장을 명제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재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어떤 문장 $s$가 존재하여 $s$는 참이지만, 인간의 인식으로는 $s$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참 술어가 철학적 입장의 명제화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일부 철학자는 ‘참’이 철학적으로 심오한 개념이라고 믿었지만, 이미 타르스키와 콰인이 지적했듯이 이것은 순전히 표현의 편의를 위한 사용에 지나지 않으며, 참에 대한 정의 자체는 여타 철학적 입장과 무관하다.

물리주의와 환원

타르스키의 참 이론은 2에 해당하며, 여기에는 그의 철학적 배경이 작용했다. 타르스키는 검소한 물리주의자moderate physicalist였다. ‘검소한’의 의미는 그가 환원의 종착지를 물리학뿐 아니라 논리학과 집합론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물리주의와 호환 가능한 참의 정의를 원했으며, 때문에 참을 선험적 개념으로 인정하고 그 특징에 관한 공리를 나열하는 방식을 거부했다. 대신 그는 어떤 집합을 귀납적으로 정의한 다음에, ① 해당 집합을 진리집합으로 가지는 술어가 T-스키마를 모두 함의한다는 사실과, ② 해당 귀납적 정의를 만족하는 집합이 유일함을 보임으로써 참을 집합론으로 환원했다.

현대에 이르러 타르스키의 참 이론은 철학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본 논문의 저자는 이것이 부당한 비판이라고 주장한다. 비판의 주된 골자는 그의 이론이 참에 대한 이론이 응당 갖춰야 할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 조건들이 사실은 부당하거나 비정합적이기 때문이다.

2. 필드Hartry Field의 비판

타르스키식 정의의 두 단계

필드는 타르스키의 참 정의를 두 단계로 구분한다. 첫째는 원시적 지칭primitive denotation이다. 이 단계에서는 언어 $L$에서 이름 $n$이 대상 $o$를 지칭한다는 것과, 술어 $P$가 대상 $o$에 대해 성립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한다. 이 정의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다.

  • 이름 $n$은 $L$에서 대상 $o$를 지칭한다 $\iff$ 다음 중 하나가 성립:
    • $n = \text{‘apple’}, o = $ 사과
    • $n = \text{‘banana’}, o = $ 바나나
    • $n = \text{‘coconut’}, o = $ 코코넛
  • 술어 $P$는 $L$에서 대상 $o$에 대해 성립한다 $\iff$ 다음 중 하나가 성립:
    • $P = \text{‘Round’}, o = $ 사과, 코코넛, …
    • $P = \text{‘Long’}, o = $ 바나나, …

두 번째 단계는 참에 대한 재귀적 정의이다. 이 정의는 다음과 같다.

  • 문장 $S$는 $L$에서 참이다 $\iff$ $S \in K$

여기서 $K$는 다음을 만족하는 유일한 집합이다.

  1. 어떤 대상 $o$가 존재하여 $n$이 $o$를 지칭하고 $P$가 $o$에 대해 성립할 때, $\ulcorner Pn \urcorner \in K$
  2. $A \in K$이거나 $B \in K$일 때, $\ulcorner A \lor B \urcorner \in K$
  3. $A \notin K$일 때, $\ulcorner \lnot K \urcorner \in K$

양상 반박과 필드의 기획

필드는 원시적 지칭은 ‘$n$이 $o$를 지칭한다’의 의미를 해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필드에 따르면 지칭 관계는 언어 사용자들의 심리에 의존적이다. 따라서 ‘apple’이 사과가 아닌 바나나를 지칭하는 경우가 가능했다. 그러나 타르스키의 원시적 지칭에서는 $n$이 $o$를 지칭하는 필요충분조건 안에 ‘apple’이 사과와 결부되어 있으므로 ‘apple’이 사과를 지칭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요컨대 지칭의 정의가 하드코딩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필드는 지칭에 대한 물리주의적 환원을 제시함으로써 타르스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필드의 기획은 크립키의 이론을 토대로 지칭에 대한 물리-인과적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임의의 화자의 언어 $L$에 대해 올바른 참의 정의를 도출하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필드의 기획의 문제

그러나 필드의 기획에는 문제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인과적 효력을 지니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추상적 대상의 지칭이 제기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그보다 심각한 두 번째 문제는, 필드의 반박대로라면 원시적 지칭이 지칭에 대한 의미를 해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참에 대한 재귀적 정의 또한 참에 대한 의미를 해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참에 대한 재귀적 정의에는 논리 연산자와 관련된 규칙이 하드코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상 반박이 동일하게 유효하다. 일례로 $\lor$이 논리합을 의미하는 것은 분명 우연적이지만, 재귀적 정의에 따르면 “$T(\ulcorner A \lor B \urcorner) \Leftrightarrow T(\ulcorner A \urcorner)$ 또는 $T(\ulcorner B \urcorner)$”는 필연적이다.

따라서 필드는 1과 2뿐 아니라 3, 4, 5, …에 대한 물리주의적 환원 또한 제시해야 한다.

  1. 이름 $n$이 대상 $o$를 지칭한다.
  2. 술어 $P$가 대상 $o$에 대해 성립한다.
  3. 문장 $A$가 문장 $B$의 부정이다.
  4. 문장 $A$가 문장 $B, C$의 논리합이다.
  5. 문장 $A$가 문장 $B$에서 변수 $u$의 존재를 양화한다. (…)

그러나 어떻게 3, 4, 5, …를 참에 대한 순환적 의존 없이 환원할 수 있는가는 불분명하다. 논문의 저자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이 작업에 대한 시도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 예시로 콰인이 진릿값 연산자를 언어 공동체의 집단적 승인 또는 거부로 환원하려고 했던 시도를 거론하는데, 이것이 문제적인 이유는 Alan Berger, Quine on ‘Alternative Logics’ and Verdict Tables (1980)을 참고하라고 한다. (난 아직 안 읽어봤는데 아마 양상 문제일듯)

덤. Burgess는 Truth에서 필드의 기획이 크립키의 이론에 의존하는 것 또한 문제적이라고 지적한다. 크립키의 이론은 지시에 대한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크립키의 이론은 이름 $n$을 사용하여 대상 $o$를 지시하는 최초의 행위가 어떻게 이어짐으로써 이름의 의미론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론으로, 그의 이론에서 지시는 선험적 개념이다. 크립키 본인도 자신의 이론이 지시에 대한 환원주의라는 세간의 의견에 강하게 반발했다.

3. 의미와 참의 관계

대부분의 언어철학자는 의미와 참이 상호 시사적인 관계에 있음을 인정한다. 일례로 다음을 인정한다.

  • 문장 $S$가 언어 $L$에서 $p$를 의미한다면, $S$가 $L$에서 참일 필요충분조건은 $p$이다.

따라서 일부 철학자들은 타르스키의 참 이론이 의미에 대한 이론으로 확장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양상 반박은 타르스키의 참 이론이 의미에 대한 이론으로 연결될 수 없음 또한 보여준다. 예컨데 페아노 산술에 대해 정의한 타르스키의 참 술어는 1을 시사하지만 2를 시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타르스키의 정의는 3을 시사한다.

  1. $T(\ulcorner 1 \;\dot{+}\; 1 = 2 \urcorner) \Leftrightarrow 1 + 1 = 2$
  2. $\dot{+}$의 의미가 곱셈이었다면, $T(\ulcorner 1 \;\dot{+}\; 1 = 2 \urcorner) \Leftrightarrow 1 \times 1 = 2$
  3. $\dot{+}$의 의미가 곱셈이었다면, $T(\ulcorner 1 \;\dot{+}\; 1 = 2 \urcorner) \Leftrightarrow 1 + 1 = 2$

물론 타르스키는 참에 대한 정의가 실질적으로 적합materially adequate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dot{+}$의 의미가 실제로 곱셈이었다면 $T(\ulcorner 1 \;\dot{+}\; 1 = 2 \urcorner) \Leftrightarrow 1 + 1 = 2$를 시사하는 $T$는 올바른 참의 정의가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즉, 타르스키는 다음을 주장한다. ($\square p$는 $p$가 필연적이라는 의미이다)

   a.  $\square($ $T$가 참 술어이다 $\to$ ( 문장 $S$의 의미가 $\phi$이다 $\to$ $\;T(S) \Leftrightarrow \phi$이다 ) $)$

그러나 참에 대한 이론으로부터 의미에 대한 이론을 유도하려는 접근은 다음의 명제에 의존한다.

   b.  $T$가 참 술어이다 $\to$ $\square($ 문장 $S$의 의미가 $\phi$이다 $\to$ $\;T(S) \Leftrightarrow \phi$이다 $)$

a와 b는 다른 명제이다. 타르스키의 이론은 a를 보장하지만 b는 보장하지 않는다.

4. 새롭게 정의하는 ‘참에 대한 이론’

언어의 본질적 성질로서의 의미

지금까지 살펴 본 타르스키의 참에 대한 비판은, 언어 $L$에서 이름이 지칭하는 대상들이 우연적이어야 함을, 즉 의미론이 $L$의 화자에 의존적임을 전제했다. 그러나 논문의 저자는 이같은 방식으로 언어를 바라보는 대신, 이름이 무엇을 지칭하는가에 대한 정보 또한 언어의 일부로 볼 것을 제안한다.

일례로 1차 논리에서 언어 $L$은 삼중쌍 $\langle S_L, D_L, F_L \rangle$로 간주할 수 있다(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모델론의 언어와 사뭇 다르다. 여기서의 언어는 형태론뿐 아니라 의미론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 $S_L$: 적형식well-formed formula의 집합
  • $D_L$: 지칭 가능한 대상들의 집합
  • $F_L$: 각각의 이름을 대상에 대응시키는 해석interpretation 함수

이와 같이 언어를 정의할 경우, 타르스키의 참 정의는 임의의 언어 $L$에 대해 실질적으로 적합한 참 술어 $T_L$을 내놓는다. 또한 $F_L$은 튜플의 집합에 불과하므로, 타르스키의 물리주의적 노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요컨대 논문의 저자는 언어의 의미론을 그 언어의 본질적 성질essential property로 간주함으로써 타르스키의 참 정의를 일반적인 참의 정의로 승격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언어 $L$에서 이름 $n$이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 $o$가 아닌 다른 대상을 지시했을 경우는 없다. 언어 사용자 집단은 언어에 의미론을 부여하는 주체가 아니라, 어떤 언어를 사용할지 선택하는 주체이다. 그리고 집단이 사용하는 언어를 판단하는 문제는 의미론의 문제가 아닌 화용론의 문제이다.

유형type과 토큰token

필드의 물리주의적 배경은 그가 문장보다 발화utterance에 주목하게끔 만들었다. 필드는 타르스키가 문장에 대한 참의 정의만 제시했을 뿐, 발화에 대한 참의 정의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만약 타르스키가 이 반박을 들었다면, 그는 이 작업이 다음과 같이 두 단계로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1. 언어 $L$에서 발화 $u$가 문장 $s$의 발화가 되는 것은 어떤 원리를 통해서인가?
  2. 언어 $L$에서 문장 $s$가 참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따라서 타르스키의 정의는 유형 정의이다. 반면 필드는 다음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 언어 $L$에서 토큰 $t$가 참이 되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여기서 토큰은 종이에 적힌 흑연 자국일 수도 있고, 칠판의 백묵 자국일 수도 있고, 음성일 수도 있다. 즉 필드가 모색하는 것은 토큰 정의이다. 그러나 참에 대한 토큰 정의가 가능하지는 의문스럽다. 필드 본인은 다음과 같이 타르스키의 정의를 변형함으로써 토큰 정의에 도달하고자 시도했다.

  • $\ulcorner \lnot e \urcorner$의 토큰이 참이다 $\Leftrightarrow$ 해당 토큰이 포함하는 $e$의 토큰이 참이 아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위 정의는 $\lnot$의 의미를 부정으로 하드코딩하므로, 똑같이 양상 반론에 직면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위의 정의는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한다.

  • 명제 $B$의 부정인 명제 $A$의 토큰이 참이다 $\Leftrightarrow$ 어떤 $B$의 토큰이 거짓이다

하지만 설령 ‘…의 부정이다’가 물리주의적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맥락에서 유관한 $B$의 토큰을 어떻게 특정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예를 들어 다음 예문을 보자.

기후 위기와 관련된 트럼프의 그 주장은 틀렸다.

트럼프가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한 수많은 발언 토큰들 중 무엇이 위 문장에서 부정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심지어 $B$의 토큰은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예문을 보자.

트럼프가 윤리학 강의를 진행한다면 대부분의 내용이 틀릴 것이다.

필자가 아는 한에서 트럼프는 윤리학 강의를 진행한 적이 없으므로, 위 문장에서 부정의 대상이 되는 토큰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 문장이 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충분히 합당해 보인다. 이것은 참에 대한 토큰 정의이 봉착하는 난관을 드러낸다. 이로부터 논문의 저자는 참에 대한 타르스키의 유형 정의를 일단 받아들이고, 언어, 표현, 화자, 그리고 발화 사이의 화용론적 관계가 물리주의로 환원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용론의 문제

비록 논문의 저자는 언어와 화자의 관계를 화용론에 영역에 귀속시켰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언어와 화자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 철학적 고찰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콰인은 “화자 $A$가 언어 $L$을 사용한다”라는 진술이 물리주의적으로 환원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가바가이 논증). 논문의 저자에 따르면 콰인의 입장은, 타르스키의 참 정의를 받아들이되 언어와 화자의 관계를 물리주의적으로 환원하는 것을 거부하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참 선제론의 문제

마지막으로 논문의 저자는 참의 개념으로부터 의미에 대한 이론을 유도하려는 시도, 특히 참 개념의 습득이 의미론적 능력semantic competence의 전제 조건이라는 이론 일반은 모두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 아마 다음과 같은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참의 개념으로부터 의미에 대한 이론을 유도하려는 시도는 1로부터 2를 주장하고자 한다.

  1. 문장 $S$의 의미가 $p$이다 $\implies$ $S$가 참이다 $\leftrightarrow p$
  2. $S$가 참이다 $\leftrightarrow p$ $\implies$ 문장 $S$의 의미가 $p$이다.

하지만 $\leftrightarrow$를 고전 논리의 동치 관계로 이해하든, 양상 논리의 필연적 동치 관계로 이해하든 간에 2는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음은 필연적으로 성립한다.

  • $1 + 1 = 2 \leftrightarrow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그러나 $1 + 1 = 2$의 의미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인 것은 아니다.

5. 결론

결론적으로 논문의 저자는 참에 대한 이론이 의미에 대한 이론과 직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요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함으로써 타르스키의 참 정의와, 그것이 함의하는 참에 대한 축소주의deflationism를 옹호한다. 이것이 참에 대한 이론이 불필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크립키의 참 이론은 타르스키의 참 이론을 실질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 발전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참의 성질들을 T-스키마로써 정확히 해명하고, 올바르게 설계된 형태론으로 거짓말쟁이 역설과 같은 모순을 회피하는 데 있다. 참에 대한 이론으로부터 이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제 논리

논리학
철학

도입

다음의 세 문장을 보자.

  1. 가영이는 언젠가 등교할 것이다.
  2. 나영이는 언젠가 등교할 것이다.
  3. 나영이는 가영이가 등교하기 전에 등교하지 않는다.

위로부터 다음을 추론할 수 있다.

   4. 가영이가 먼저 등교하고 나영이가 등교할 것이다.

그러나 고전 논리는 —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 위의 추론 관계를 함의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에 대해 추론할 수 있는 논리학, 즉 시제 논리temporal logic이다.

1. 고전적 시제 논리

1.1. 의미론

시제 논리를 정의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고전 논리에 특정 구조를 부과함으로써 시제 논리를 얻는 것이다. 이 방법을 먼저 알아보자.

시제 논리의 부호수signature는 하나의 이항 관계 $\prec$와, 0개 이상의 일항 술어 $P, Q, \dots$로 이루어져 있다. 시제 논리의 모델은 다음과 같다. (이 모델을 크립키Kripke 모델이라고 한다)

\[\mathcal{T} = (T, \prec^\mathcal{T}, P^\mathcal{T}, Q^\mathcal{T}, \dots)\]
  • 전체universe $T$: 상정하는 모든 순간을 의미한다.
  • $t_1 \prec^\mathcal{T} t_2$: $t_1$이 $t_2$보다 과거라는 의미이다.
  • $P^\mathcal{T}(t)$: $P$가 시점 $t$에서 참이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만을 고려하는 시제 논리의 경우 $T = \lbrace -1, 0, 1 \rbrace $로 둘 수 있다. 고전 역학은 $T = \mathbb{R}$을 간주한다.

가영이가 등교하는 사건을 $A$, 나영이가 등교하는 사건을 $B$라고 하면 도입의 3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forall t_1 \forall t_2 \; \big( A(t_1) \land B(t_2) \rightarrow t_1 \prec t_2 \big)\]

$\phi$가 하나의 자유변수 $x$를 가지는 문장이라고 하자. $t \in T$를 현재로 뒀을 때 $\phi$가 참이라는 것을, $\mathcal{T} \vDash \phi[t]$와 같이 적는다.

1.2. 프레임

집합과, 그 위에 정의된 이항 관계의 쌍 $(T, \prec)$를 프레임frame이라고 부른다. $\mathbf{F}$가 프레임의 모임class이라고 하자. $(T, \prec) \in \mathbf{F}$인 임의의 모델 $\mathcal{T} = (T, \prec, \lbrace P^\mathcal{T} \rbrace )$와 임의의 $t \in T$에 대해 $\mathcal{T} \vDash \phi[t]$일 때, $\phi$가 $\mathbf{F}$에 대해 참이라고 한다.

$\mathbf{F}$가 특정 성질을 가질 것을 요구함으로써 시간의 특징을 포착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성질을 요구할 수 있다.

  • 추이성transitivity: 임의의 서로 다른 $t_1, t_2, t_3 \in T$에 대해 $t_1 \prec t_2, t_2 \prec t_3$라면 $t_1 \prec t_3$이다.
  • 선형성linearity: 임의의 서로 다른 $t_1, t_2 \in T$에 대해 $t_1 \prec t_2$이거나 $t_2 \prec t_1$이다.
  • 조밀성denseness: 임의의 서로 다른 $t_1, t_2 \in T$에 대해 어떤 $t_3 \in T$가 존재하여 $t_1 \prec t_3 \prec t_2$이다.
  • 우 연장성R-extendability: 임의의 $t \in T$에 대해 어떤 $t’ \in T$가 존재하여 $t \prec t’$이다.
  • 좌 연장성L-extendability: 임의의 $t \in T$에 대해 어떤 $t’ \in T$가 존재하여 $t’ \prec t$이다.

도입의 논증은 선형 프레임에 대해 참임을 보일 수 있다.

2. 독립적 시제 논리

시제 논리를 정의하는 두 번째 방식은 시제 논리에 특수한 논리 기호를 도입하는 것이다. 각각 다음과 같이 읽는다.

  • $\mathsf{F}p$: 언젠가 $p$일 것이다Future p
  • $\mathsf{P}p$: 언젠가 $p$였다Past p
  • $\mathsf{G}p$: 언제나 $p$일 것이다Going to always be p
  • $\mathsf{H}p$: 언제나 $p$였다Has always been p

$\mathsf{F}, \mathsf{P}, \mathsf{G}, \mathsf{H}$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 $\mathsf{F}p \equiv \lnot\mathsf{G}\lnot p$
  • $\mathsf{P}p \equiv \lnot\mathsf{H}\lnot p$

독립적 시제 논리의 명제는 메레디스 번역Meredith translation을 통해 언제나 고전적 시제 논리의 명제로 변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athsf{G}p$는 $\forall x \succ t \; p(x)$로 번역된다. 그러나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독립적 시제 논리는 고전적 시제 논리보다 표현력이 약하다. 그럼에도 독립적 시제 논리가 연구할 만한 주제인 이유는, 표현력을 일부 포기하는대가로 결정 가능성, 완전성 등의 좋은 성질을 얻을 수 있을 뿐더러, 양상 논리와의 연결 고리를 제공하는 등 철학적 의의 또한 크기 때문이다.

독립적 시제 논리의 모델은 종속적 시제 논리와 마찬가지로 $\mathcal{T} = (T, \prec, \lbrace P^\mathcal{T} \rbrace )$이다. 만족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의한다. 예를 들어,

  • $\mathcal{T} \vDash \mathsf{F}p[t] \iff$ 어떤 $t \prec t’$에 대해, $\mathcal{T} \vDash p[t’]$

3. 시제 공리

지금까지 시제 논리의 의미론을 살펴 보았다. 이제 시제 논리의 증명을 살펴본다.

3.1. 최소 시제 논리

최소 시제 논리 $L_0$는 다음의 공리로 이루어져 있다.

  • $\tau$가 명제 논리의 항진명제일 때, $\tau$
  • $\mathsf{G}(\phi \to \psi) \to (\mathsf{G}\phi \to \mathsf{G}\psi)$
  • $\mathsf{H}(\phi \to \psi) \to (\mathsf{H}\phi \to \mathsf{H}\psi)$
  • $\phi \to \mathsf{GP}\phi$
  • $\phi \to \mathsf{HF}\phi$

그리고 다음의 추론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 MP $\vdash \phi, \phi \to \psi \implies \vdash \psi$
  • TG1: $\vdash \phi \implies \vdash \mathsf{G}\phi$
  • TG2: $\vdash \phi \implies \vdash \mathsf{H}\phi$

MP는 Modus Ponens, TG는 Temporal Generalisation의 약어이다.

TG가 $\vdash \phi \to \mathsf{G}\phi$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유의하라. TG는 논리적으로 증명된 명제 $\phi$에 한해, $\mathsf{G}\phi$ 또는 $\mathsf{H}\phi$를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TG는 논리적 명제가 시간과 무관하다는 의미이다.

정리. $L_0$는 건전하다.

증명. 명제 논리의 건전성 정리와 거의 동일하게, 논리식의 형태에 대한 귀납법으로 증명한다.

정리. $L_0$에서 증명 가능성은 다음 규칙에 대해 닫혀 있다.

  1. 거울 규칙mirror rule: 명제 $\phi$에 등장하는 $\mathsf{G}$와 $\mathsf{H}$, $\mathsf{F}$와 $\mathsf{P}$를 서로 바꾼 명제를 거울 명제 $\bar{\phi}$라고 하자. $\vdash \phi$라면 $\vdash \bar{\phi}$이다.
  2. 베커 규칙Becker’s rule: $\mathsf{T}$가 $\mathsf{G, H, F, P}$ 중 하나라고 하자. $\vdash \phi \to \psi$라면 $\vdash \mathsf{T}\phi \to \mathsf{T}\psi$이다.
  3. 쌍대 규칙dual rule: 명제 $\phi$에 등장하는 $\land$와 $\lor$, $\mathsf{G}$와 $\mathsf{F}$, $\mathsf{H}$와 $\mathsf{P}$를 서로 바꾼 명제를 쌍대 명제 $\phi^\ast$라고 하자. $\vdash \phi$라면 $\vdash \phi^\ast$이다.

증명. 연습문제 (^^)

정리. $L_0$는 모든 프레임의 모임 $\mathbf{F}_0$에 대해 완전하다.

증명. TODO

3.2. 고전역학의 시제 논리

추이성, 선형성, 조밀성, 좌우 연장성을 가지는 프레임들의 모임 $\mathbf{F}_1$을 고려하자. $\mathbf{F}_1$은 고전역학에서 상정하는 시간이다. $\mathbf{F}_1$에서 건전하고 완전한 공리계를 찾아 보자.

고전역학의 시제 논리 $L_1$은 $L_0$에 다음 공리를 추가한 것이다.

  • $\mathsf{G} p \to \mathsf{GG}p$ (추이성)
  • $(\mathsf{P}p \land \mathsf{P}q) \to (\mathsf{P}(p \land \mathsf{P}q) \lor \mathsf{P}(p \land q) \lor \mathsf{P}(\mathsf{P}p \land q))$ (좌 선형성)
  • $(\mathsf{F}p \land \mathsf{F}q) \to (\mathsf{F}(p \land \mathsf{F}q) \lor \mathsf{F}(p \land q) \lor \mathsf{F}(\mathsf{F}p \land q))$ (우 선형성)
  • $\mathsf{H}p \to \mathsf{P}p$ (좌 연장성)
  • $\mathsf{G}p \to \mathsf{F}p$ (우 연장성)
  • $\mathsf{GG}p \to \mathsf{G}p$ (조밀성)

햄린Hamblin의 정리. $L_1$에서 시제 기호의 조합은 14가지 시제 중 하나와 동치이다. 14가지 시제는 $\mathsf{FH, H, PH, HP, P, GP}$와 $\mathsf{PG, G, FG, GF, F, HF}$, 그리고 $\mathsf{GH} = \mathsf{HG}$와 $\mathsf{FP} = \mathsf{PF}$이다.

증명. 추이적 프레임에서 $\mathsf{PP}$와 같이 중첩된 시제는 단일 시제 $\mathsf{P}$와 동치임을 쉽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mathsf{X} \neq \mathsf{Y}$, $\mathsf{Y} \neq \mathsf{Z}$인 시제들의 조합 $\mathsf{XYZ}$은 어떤 두 시제 조합과 동치임을 보이면 된다. 거울 규칙과 쌍대 규칙에 의해 $\mathsf{Z} = \mathsf{G}$인 경우만 고려하면 된다. 한편 $\mathsf{XY}$와 $\mathsf{X’Y’}$가 서로 동치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함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크립키 모델을 찾으면 된다.

정리. $L_1$은 $\mathbf{F}_1$에 대해 완전하다.

4. 시제 술어 논리

고전 논리학에서 술어 논리는 명제 논리에 다음 공리를 추가한 것이다.

  • $\forall x \phi \to \phi[y/x]$ (단, $y$는 $\phi$에서 $x$에 대해 자유)
  • $\forall x (\phi \to \psi) \to (\phi \to \forall x \psi)$ (단, $x$는 $\phi$의 자유변수가 아님)
  • $x = x$
  • $x = y \to (\phi[x/z] \to \phi[y / z]$) (단, $x, y$는 $\phi$에서 $z$에 대해 자유)

그리고 다음의 추론 규칙을 추가한다.

  • UGUniversal Generalisation: $\vdash \phi \implies \vdash \forall x \phi$

시제 논리 $L_0$에 상술한 공리들과 추론 규칙을 추가한 논리 체계를 시제 술어 논리 $L_P$라고 하자.

정리. $L_P$는 다음을 증명한다.

  • 정 바르칸direct Barcan: $\forall x \mathsf{G}\phi \to \mathsf{G}\forall x \phi$
  • 역 바르칸converse Barcan: $\mathsf{G}\forall x \phi \to \forall x \mathsf{G} \phi$
  • 동일성의 영속성permanence of identity: $x = y \to \mathsf{G}(x = y)$

증명. 역 바르칸 명제만 증명해 보자.

\[\begin{aligned} &1. &&\forall x \phi \to \phi &&&\text{Axiom} \\ &2. &&\mathsf{G}\forall x \phi \to \mathsf{G} \phi &&&\text{Becker}\\ &3. &&\forall x (\mathsf{G}\forall x \phi \to \mathsf{G}\phi) &&&\text{2, UG}\\ &4. &&\forall x (\mathsf{G}\forall x \phi \to \mathsf{G}\phi) \to (\mathsf{G}\forall x \phi \to \forall x \mathsf{G}\phi) &&&\text{Axiom}\\ &5. &&\mathsf{G}\forall x \phi \to \forall x \mathsf{G} \phi \quad &&&\text{3, 4, MP} \\ & \blacksquare \end{aligned}\]

자연 언어로 풀어 쓰자면,

  • 정 바르칸: 현재 존재하는 모든 대상이 언제나 ____라고 하자. 그러면 임의의 미래 시점에 대해, 그때 존재하는 모든 대상은 ____이다.
  • 역 바르칸: 임의의 미래 시점에서 대해, 그때 존재하는 모든 대상은 ____라고 하자. 그러면 현재 존재하는 모든 대상이 언제나 ____이다.
  • 동일성의 영속성: 동일한 두 대상은 언제나 동일하다.

동일성의 영속성은 시제 논리에서 상수가 고정 지시어rigid designator처럼 행동한다고 직관적으로 올바르다. 그러나 바르칸 명제는 직관적으로 틀렸다. 일례로 $\phi(x)$를 “$x$가 존재한다”로 치환해 보자.

  • 역 바르칸: ① 임의의 미래 시점에서 대해, 그때 존재하는 모든 대상은 존재한다고 하자. ② 그러면 현재 존재하는 모든 대상이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이 명제는 틀렸다. ①은 자명하게 성립하지만, 현재 존재하는 모든 대상이 영원히 존재할 것은 아니므로 ②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 바르칸 명제는 문제적이다.

$L_P$가 바르칸 명제 같은 병리적 명제를 도출하는 이유는 TG가 열린 명제에 대해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TG는 베커 규칙의 증명에 필요하다. 즉, 증명의 문제는 2단계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TG는 논리적으로 참인 명제는 시간에 상관 없이 참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열린 명제는 참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다. 열린 명제는 특정 대상에 의해 만족되거나, 만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TG를 닫힌 명제에 대해서만 적용 가능하도록 제안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으나, 제한된 시제 술어 논리는 일부 바람직한 명제를 증명하지 못함이 알려져 있다. 건전하면서도 완전한 시제 술어 논리를 만드는 작업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다.

텐서곱에 관한 노트

수학
대수학

TL;DR. 벡터 공간의 텐서곱은 다음의 의미를 가진다.

  1. 다중 선형 사상의 선형화를 위한 정의역
  2. 다중 선형 사상의 공간

엄밀히 말해 1이 $U \otimes V$에 해당하고, 2는 $U^\ast \otimes V^\ast$이다. 하지만 혼용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1. 도입

정의. $U, V, W$가 체 $\mathbb{F}$ 위에서 정의된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b: U \times V \to W$가 쌍선형 사상bilinear map이라는 것은 각 항에 대해서 $B$가 선형이라는 것이다. 즉, 임의의 $\mathbf{u}_1, \mathbf{u}_2 \in U, \mathbf{v}_1, \mathbf{v}_2 \in V$와 스칼라 $\alpha \in \mathbb{F}$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b(\alpha \mathbf{u}_1 + \mathbf{u}_2, \mathbf{v}_1) = \alpha b(\mathbf{u}_1, \mathbf{v}_1) + b(\mathbf{u}_2, \mathbf{v}_1)\] \[b(\mathbf{u}_1, \alpha \mathbf{v}_1 + \mathbf{v}_2) = \alpha b(\mathbf{u}_1, \mathbf{v}_1) + b(\mathbf{u}_1, \mathbf{v}_2)\]

예를 들어 실수 벡터 공간에서의 내적 $\cdot : V \times V \to \mathbb{R}$은, $\mathbb{R}$을 1차원 벡터 공간으로 간주했을 때 쌍선형 사상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다중 선형 사상multilinear form을 정의할 수 있다. $V$가 $n$차원 벡터 공간일 때, $\mathrm{det}: V \times \dots \times V \to \mathbb{R}$은 $n$중 선형 사상이다.

$b: U \times V \to W$가 쌍선형 사상이라고 하자. 당연하게도 $b$는 선형 사상이 아니다. $b$는 서로 다른 두 공간의 벡터를 매개변수로 받는 사상이지, 한 공간의 벡터를 매개변수로 받는 사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b$를 직합 $U \oplus V$에서 $W$로 가는 사상으로 생각하더라도, $b(\alpha(u, v)) = b((\alpha u, \alpha v)) = \alpha^2 b(u, v)$이므로 선형성을 만족하지 않는다.

그러나 텐서곱을 이용하면 $b$를 선형 사상과 동일시할 수 있다.

2. 텐서곱의 정의

정의. 벡터 공간 $U, V$에 대해, 텐서곱tensor product $U \otimes V$를 다음 보편 성질universal property를 만족하는 벡터 공간으로 정의한다.

또한 $U \otimes V$의 원소를 텐서라고 한다.

정리. 임의의 벡터 공간의 텐서곱은 언제나 존재하며, 동형 사상에 대해 유일하다.

증명. 유한 차원 벡터 공간에 대해서만 증명한다. $U$와 $V$의 차원이 각각 $n, m$이고, 기저가 $\lbrace e_1, \dots, e_n\rbrace , \lbrace f_1, \dots, f_m\rbrace$이라고 하자. $T$가 차원이 $nm$인 벡터 공간이라고 하자. 차원이 같은 벡터 공간은 모두 동형이므로, 그러한 $T$는 동형 사상에 대해 유일하다. $T$의 형식적 기저를 다음과 같이 두자.

\[\mathcal{B} = \{ e_1f_1, \dots, e_1f_m, \dots, e_nf_1, \dots, e_nf_m \}\]

$T$가 $U$와 $V$의 텐서곱임을 보이기 위해서 임의의 쌍선형 사상 $b: U \times V \to W$를 상정한다. $b$로부터 다음의 행벡터를 정의한다.

\[\tilde {b} = \big[ b(e_1, f_1), \dots, b(e_1, f_m), \dots, b(e_n, f_1), \dots, b(e_n, f_m) \big]_\mathcal{B}\]

또한 $\otimes: V \times W \to T$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otimes: (u, v) = (u_1e_1 + \dots + u_ne_n, v_1f_1 + \dots + v_mf_m) \mapsto \begin{bmatrix} u_1v_1 \\ \vdots \\ u_1v_m \\ \vdots \\ u_nv_1 \\ \vdots \\ u_nf_m \end{bmatrix}_{\mathcal{B}}\]

이 때 다음이 성립한다.

\[\begin{align} \tilde {b}(\otimes(u, v)) &= \sum_i \sum_j (u_i v_j)b(e_i, f_j) \\ &= b\left( \sum_i u_i e_i, \sum_j v_j f_j \right) && (\text{by bilinearity})\\ &= b(u, v) && \blacksquare \end{align}\]

3. 텐서와 다중 선형 사상의 동일시

지금까지의 논의를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mathrm{Hom}^2(U \times V, W) \cong \mathrm{Hom}(U \otimes V, W)\]

여기서 $\mathrm{Hom}^2$은 쌍선형 사상의 공간을 의미한다. 특히 $W = \mathbb{F}$일 때, 쌍대 공간의 정의에 의해 다음이 성립한다.

\[\mathrm{Hom}^2(U \times V, \mathbb{F}) \cong \mathrm{Hom}(U \otimes V, \mathbb{F}) \cong (U \otimes V)^*\]

이 관계를 이용하면 텐서곱을 쌍선형 사상의 선형화를 위한 정의역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쌍선형 사상의 공간 그 자체로 볼 수도 있다. 먼저 다음의 보조정리를 증명한다.

보조정리. $(U \otimes V)^\ast = U^\ast \otimes V^\ast$

증명. 앞선 관계식과 쌍대 공간의 정의로 인해 다음을 보이면 충분하다.

\[\mathrm{Hom}^2(U \times V, \mathbb{F}) \cong \mathrm{Hom}(U, \mathbb{F}) \otimes \mathrm{Hom}(V, \mathbb{F})\]

즉, $\mathrm{Hom}^2(U \times V, \mathbb{F})$가 보편 성질을 만족함을 보이면 된다. 이는 앞선 증명과 거의 동일하므로 생략한다. ■

보조정리로부터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mathrm{Hom}^2(U \times V, \mathbb{F}) \cong U^\ast \otimes V^\ast$

증명.

\[\begin{align} U^* \otimes V^* &\cong U^{***} \otimes V^{***} \\ &\cong (U^{**} \otimes V^{**})^* \\ &\cong (U \otimes V)^* \\ &\cong \mathrm{Hom}^2(U \times V, \mathbb{F}) \end{align}\]

두 번째 식에서 세 번째 식으로 넘어갈 때 $V \cong V^{\ast\ast}$ 표준canonical 동일시를 사용했다. ■

따라서 쌍대 공간의 텐서는 쌍선형 사상과 표준적으로 동일시할 수 있다.

일반 공변성에 대한 노트

물리학
역학

어떤 이론이 일반 공변적general covariant이라는 것은, 물리 법칙의 형태form가 미분가능한 좌표계 변환에 대해 보존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좌표계 $\lbrace q_i \rbrace $와 좌표계 $\lbrace q’_i \rbrace $가 다음 관계에 있다고 하자.

\[q_i' = f_i(\{ q \})\]

각 $i$에 대해 $f_i$가 미분 가능하다고 하자. 일반 공변적 이론이라면 좌표계 $\lbrace q_i \rbrace $를 사용했을 때와 좌표계 $\lbrace q_i’ \rbrace $를 사용했을 때의 물리 법칙이 형태가 같아야 한다.

예시를 보자. 퍼텐셜이 0인 계 안의 입자의 위치를 극좌표계 $(r, \theta)$ 또는 직교 좌표계 $(x, y)$를 사용하여 표현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두 좌표계는 다음 관계에 있다.

\[\begin{gather} x = f_1(r, \theta) = r \cos \theta\\ y = f_2(r, \theta) = r \sin \theta \end{gather}\]

$f_1$과 $f_2$가 미분 가능하므로 일반 공변적 이론은 두 좌표계로 표현했을 때의 형태가 같아야 한다.

먼저 뉴턴 역학의 경우를 보자. 뉴턴 역학의 물리 법칙은 다음과 같다.

\[\begin{gather} -\frac{dV(x, y)}{dx} = m\ddot{x} \\ -\frac{dV(x, y)}{dy} = m\ddot{y} \end{gather}\]

$V(x, y) = 0$이므로 $\ddot{x} = \ddot{y} = 0$이다. 즉 입자는 등속 선형 운동을 한다. 만약 뉴턴 역학이 일반 공변적이라면 위 법칙을 $(x, y)$에서 $(r, \theta)$로 바꿔 표현해도 결과가 같아야 한다.

\[\begin{gather} -\frac{dV(r, \theta)}{dr} = m\ddot{r} \\ -\frac{dV(r, \theta)}{d\theta} = m\ddot{\theta} \end{gather}\]

$V(r, \theta) = 0$이므로 $\ddot{r} = \ddot{\theta} = 0$이다. 이번에는 입자가 등속 원운동을 한다. 결과가 달라졌으므로 뉴턴 역학은 일반 공변적이지 않다.

이제 라그랑주 역학의 경우를 보자. 라그랑주 역학의 물리 법칙은 다음과 같다.

\[\begin{gather} \frac{\partial \mathcal{L}}{\partial x} = \frac{d}{d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dot{x}} \\ \frac{\partial \mathcal{L}}{\partial y} = \frac{d}{d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dot{y}} \end{gather}\]

$\mathcal{L}(x, y) = T - V = \frac{m}{2}(\dot{x}^2 + \dot{y}^2)$를 대입하면 $\ddot{x} = \ddot{y} = 0$, 즉 등속 선형 운동을 얻는다. 여기까지는 뉴턴 역학과 같다.

이제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의 $(x, y)$를 $(r, \theta)$로 치환해 보자.

\[\begin{gather} \frac{\partial \mathcal{L}}{\partial r} = \frac{d}{d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dot{r}} \\ \frac{\partial \mathcal{L}}{\partial \theta} = \frac{d}{d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dot{\theta}} \end{gather}\]

$x = r\cos\theta, y = r\sin\theta$를 대입하여 정리하면 $\mathcal{L}(r, \theta)$는 다음과 같다.

\[\mathcal{L}(r, \theta) = \frac{m}{2}(\dot{r}^2 + r^2 \dot{\theta}^2)\]

Remark.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에서는 단순히 $(x, y)$를 $(r, \theta)$로 치환했지만, 라그랑지안에서는 $x = r \cos \theta, y = r \sin \theta$ 관계식을 대입하는 이유는 라그랑지안이 실수쌍에 대한 함수가 아니라 시공간의 점에 대한 함수이기 때문이다. 일반 공변성은 무지성, 일편단률적인 좌표 변환에 대해서 식의 형태가 유지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물리계를 표현하는 함수들은 유지된 채 그것을 표현하는 좌표가 바뀌었을 때 식의 형태가 유지된다는 의미이다.

대입하여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begin{gather} \ddot{r} = r\dot{\theta}^2 \\ 2\dot{r}\dot{\theta} + r\ddot{\theta} = 0 \end{gather}\]

미분방정식이 복잡해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위 두 미분방정식은 $\ddot{x} = \ddot{y} = 0$과 동치이다. 일례로 $\theta = \tan^{-1}t, r = \sqrt{1 + t^2}$가 방정식의 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라그랑주 역학은 일반 공변성을 가진다.

뉴턴 역학은 일반 공변성이 없지만 라그랑주 역학은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당연하다. 뉴턴의 제1법칙은 보통 $F = 0 \implies \ddot{x} = 0$이라는 수식으로 표현되지만 정확한 진술은 다음과 같다.

외력을 받지 않는 입자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은 선형이다.

‘선형’이라는 표현에 주목하라. 선형성은 특정한 기하학에 의존적인 표현이다. 예를 들어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선형’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선이지만, 구면 기하학에서 ‘선형’은 대원으로 주어진다. 그러므로 위 진술은 다음과 같이 밝혀 쓰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뉴턴 역학. 외력을 받지 않는 입자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은 유클리드 기하학의 선형이다.

그리고 유클리드 기하학의 선형은 직교 좌표계에서 $\ddot{x} = \ddot{y} = 0$ 꼴로 주어진다. 따라서 $F = 0 \implies \ddot{x} = 0$은, 유클리드 기하학과 직교 좌표계를 전제했을 때에만 올바른 수식인 것이다.

거꾸로 말해, 이론이 특정한 기하학에 의존하지 않는다면 그 이론은 일반 공변적이다. 라그랑주 역학은 그러한 이론의 사례이다. 라그랑주 역학의 진술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라그랑주 역학. 라그랑지안의 적분을 극화시키는 경로가 입자의 운동 경로이다.

그리고 라그랑지안은 특정 기하학에 의존적인 함수가 아닌, 그저 시공간의 점들에 대해 실숫값을 출력하는 함수이다. 따라서 위 진술은 어떠한 기하학에 대해서도 의존적이지 않으며, 라그랑주 역학은 일반 공변적이다.

구멍 논증hole argument에 따르면 일반 공변적인 이론들은 형이상학적인 의미에서 비결정론적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하도록 하겠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과 라그랑주 역학

물리학
역학

1. 도입

1차원 위에서 운동하는 입자의 운동 경로는 $x(t)$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입자의 위치와 속도에 의존적인 함수 $f(x, x’)$를 생각하자. 이 입자가 시간 $t_1$일 때 $x_1$에서 출발하여 시간 $t_2$일 때 $x_2$에 도착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음 값을 극화extremise하는 경로, 즉 다음 값이 극대 또는 극소가 되도록 하는 경로 $x(t)$를 찾는 것이 목표이다.

\[A[x] = \int^{t_2}_{t_1} f(x, \dot{x}) dt\]

대괄호는 $A$의 매개변수가 실수가 아닌 함수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A[x]$를 최소화하는 $x(t)$를 찾기 위해서는 함수에 대한 미분식을 세워야 한다.

\[\frac{dA[x]}{dx(t)} = 0?\]

2.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물론 함수에 대한 미분을 우리는 정의한 적이 없다. 하지만 간단한 트릭을 통해 함수에 대한 미분을 일반적인 미분으로 환원할 수 있다. 먼저 $x_0(t)$가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경로, 즉 $A[x]$를 극화시키는 경로라고 하자. $x_0(t)$의 ‘주변’에 있는 경로는 다음과 같은 꼴이다.

\[x(\alpha, t) = x_0(t) + \alpha h(t)\]

경계 조건은 $h(t_1) = h(t_2) = 0$이다. $x_0(t)$가 $A[x]$를 극화시키므로, 충분히 작은 $\epsilon$에 대해 $A[x_0] = A[x(0, t)] \leq A[x(\epsilon, t)]$이다. 따라서,

\[\left. \frac{dA[x(\alpha, t)]}{d\alpha} \right\vert_{\alpha = 0} = 0\]

위 식을 전개하면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frac{dA}{d\alpha} &= \int^{t_2}_{t_1} \frac{d}{d\alpha} \Big[ f \big( x(\alpha, t), \dot{x}(\alpha, t) \big) \Big] dt \\ &= \int^{t_2}_{t_1} \left( \frac{\partial f}{\partial x}\frac{\partial x}{\partial \alpha} + \frac{\partial f}{\partial \dot{x}}\frac{\partial \dot{x}}{\partial \alpha} \right) dt \\ &= \int^{t_2}_{t_1} \frac{\partial f}{\partial x}\frac{\partial x}{\partial \alpha} dt + \int^{t_2}_{t_1} \frac{\partial f}{\partial \dot{x}} \cdot \frac{d}{dt} \left( \frac{\partial x}{\partial \alpha} \right) dt \\ &= \int^{t_2}_{t_1} \frac{\partial f}{\partial x}\frac{\partial x}{\partial \alpha} dt + \left[ \frac{\partial f}{\partial \dot{x}} \frac{\partial x}{\partial \alpha} \right]^{t_2}_{t_1} - \int^{t_2}_{t_1} \frac{d}{dt} \left( \frac{\partial f}{\partial \dot{x}} \right) \frac{\partial x}{\partial \alpha} dt \end{aligned}\]

3번 식에서 4번 식으로 넘어가는 데 부분적분이 쓰였다. ${\partial x}/{\partial \alpha} = h(t)$이므로, 경계 조건에 의해 4번 식의 두 번째 항은 소거된다. 따라서,

\[\frac{dA}{d\alpha} = \int^{t_2}_{t_1} \left( \frac{\partial f}{\partial x} - \frac{d}{dt}\left( \frac{\partial f}{\partial \dot{x}} \right) \right) \frac{\partial x}{\partial \alpha} dt = 0\]

임의의 $h \in C^1$에 대해 위 식이 만족되어야 하므로, $x(t)$가 $A$를 극화할 다음의 필요조건을 얻는다.

\[\frac{\partial f}{\partial x} = \frac{d}{dt}\left( \frac{\partial f}{\partial \dot{x}} \right)\]

이것이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Euler-Lagrange equation이다. 값 $A$를 극화한다는 것을 $\delta A = 0$과 같이 표현하므로,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delta A = 0 \implies \frac{\partial f}{\partial x} = \frac{d}{dt}\left( \frac{\partial f}{\partial \dot{x}} \right)\]

방금 우리는 일변수 함수에 대해 증명했지만, 다변수 함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식이 성립한다. 즉, 어떤 입자(들)의 운동을 나타내는 좌표가 $\lbrace q_i \rbrace _{i \leq n}$라고 하자. 예를 들어 2개의 입자가 3차원에서 운동하는 경우 $n = 6$이다. 이들의 운동이 $\int f(q_1, \dot{q_1}, \dots, q_n, \dot{q_n}) dt$를 극화할 필요조건은 각 $i$에 대해 다음이 성립하는 것이다.

\[\frac{\partial f}{\partial q_i} = \frac{d}{dt}\left( \frac{\partial f}{\partial \dot{q_i}} \right)\]

3. 라그랑주 역학

정의. 계 $S$의 입자(들)의 운동을 나타내는 좌표가 $\lbrace q_i \rbrace _{1 \leq i \leq n}$라고 하자. $S$의 라그랑지안Lagrangian $\mathcal{L}(\lbrace q , \dot{q} \rbrace, t)$를, 다음의 값을 극화시키는 조건에 대한 방정식이 입자들의 운동 방정식과 같아지도록 하는 함수로 정의한다.

\[\mathcal{S} = \int^{t_2}_{t_1} \mathcal{L}(\{ q, \dot{q} \}, t) dt\]

$\mathcal{S}$를 작용action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1차원 퍼텐셜 장 $V(x)$에 속하는 입자의 라그랑지안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mathcal{L}(x, \dot{x}) &= T - V \\ &= \frac{1}{2}m\dot{x}^2 - V(x) \end{aligned}\]

위 함수가 라그랑지안이라는 것을 확인해 보자.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사용하면 해당 라그랑지안에 따른 작용이 극화될 조건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delta \mathcal{S} = 0 &\implies \frac{\partial \mathcal{L}}{\partial x} = \frac{d}{d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dot{x}} \\ &\iff -\frac{dV}{dx} = \frac{d}{dt}(m\dot{x}) \\ &\iff -\frac{dV}{dx} = m\ddot{x} \end{aligned}\]

마지막 식은 뉴턴의 운동 방정식이다. 따라서 $\mathcal{L}$은 이 계의 라그랑지안이 맞다. 일반적으로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하는 고전역학적 계의 라그랑지안은 $\mathcal{L} = T - V$로 주어진다.

  1. 계의 경계 조건이 홀로노믹holonomic하다. 즉, 경계 조건이 입자들의 위치에만 의존하고 속도에 의존하지 않는다.
  2. 계에 작용하는 힘 $\mathbf{F}_i$가 퍼텐셜 함수 $U_i(\lbrace q, \dot{q} \rbrace, t)$를 가진다.

증명. 링크된 SE 포스트를 참조.

그러나 일반적으로 계의 라그랑지안이 $T - V$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상대론적 입자의 운동 에너지는 $(\gamma - 1)m_0c^2$이지만, 올바른 라그랑지안은 $-m_0c^2/\gamma$이다.

뉴턴 역학과 달리 라그랑주 역학은 매우 자유로운 좌표계 변환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뉴턴 역학과 달리 라그랑주 역학은 일반 공변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