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어 정리: 칸토어, 러셀, 튜링, 타르스키, 괴델의 일반화

수학
범주론
논리학

수리논리학을 공부한 독자라면 칸토어의 실수 비가산성 증명, 러셀의 집합론적 역설, 튜링의 정지 문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타르스키의 정의불가능성 정리가 서로 닮아 있다는 것을 한 번쯤 눈치챘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어떤 대상을 그 자신에게 “먹이는” 대각선 논법diagonal argument을 사용한다. 이 유사성은 범주론의 언어로 정확하게 정식화할 수 있다.

로비어 정리

정의. 범주 $\mathcal{C}$가 다음을 만족하면 $\mathcal{C}$를 데카르트 닫힌 범주Cartesian closed category라고 한다.

  1. $\mathcal{C}$는 종대상terminal object $1$을 가진다.
  2. $\mathcal{C}$는 유한 개의 대상들의 곱을 언제나 가진다.
  3. 모든 $B \in \mathcal{C}$에 대해, $(-) \times B : \mathcal{C} \to \mathcal{C}$는 오른쪽 수반right adjoint을 가진다.

$(-) \times B$의 오른쪽 수반을 지수exponential라 하고 $(-)^B$로 표기한다. 즉,

\[\hom(A \times B, C) \cong \hom(A, C^B)\]

가 $A, B, C$에 대해 자연스럽게 성립한다. 말하자면 데카르트 닫힌 범주는 커링currying의 일반화이다.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mathcal{C}$는 데카르트 닫힌 범주라고 가정하자.

정의. $A \in \mathcal{C}$의 대각사상diagonal map $\Delta_A$를 다음 도식이 유도하는 유일한 사상으로 정의한다.

TikZ diagram

정의. $X \in \mathcal{C}$의 점point은 사상 $1 \to X$이다.

점은 집합의 원소를 범주론적으로 일반화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mathbf{Set}$에서 $\Delta_A: A \to A \times A$는 사상 $a \mapsto (a, a)$이다.

이를 이용해 전사성의 개념을 일반화할 수 있다.

정의. $f: X \to Y$가 점 전사적point surjective이라는 것은, $Y$의 모든 점 $y$에 대해 $f\circ x = y$를 만족하는 $X$의 점 $x$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f \circ x = y$를 $f(x) = y$로도 쓰도록 한다.

다음 정리는 대각선 논법의 범주론적 일반화이다.

로비어 정리. $\mathcal{C}$가 데카르트 닫힌 범주라고 하자. $f: A \to B^A$가 점 전사적이면, 모든 $g: B \to B$에 대해 $g(b) = b$를 만족하는 $B$의 점 $b$가 존재한다.

증명. $\bar{f} : A \times A \to B$를 $f$의 수반이라 하고, $\phi: A \to B$를 $g \circ \bar{f} \circ \Delta_A$로 정의하자.

\[\hom(A, B) \cong \hom(1 \times A, B) \cong \hom(1, B^A)\]

이므로, $\bar{\phi} : 1 \to B^A$를 $\phi$의 수반이라 하자. $f$의 점 전사성에 의해 $f(a) = \bar{\phi}$를 만족하는 점 $a: 1 \to A$가 존재한다. 수반의 자연성에 의해 다음 도식이 가환한다.

\[\begin{CD} \hom(1\times A,\, B) @>{\overline{(-)}}>{\cong}> \hom(1,\, B^A) \\ @A{(-)\circ(a\,\times\,\mathrm{id}_A)}AA @AA{(-)\circ a}A \\ \hom(A\times A,\, B) @>{\cong}>{\overline{(-)}}> \hom(A,\, B^A) \end{CD}\]

$\bar f$를 위 사각형을 따라 옮기고, $1 \times A$를 $A$와 동일시하면 (이때 $a \times \mathrm{id}_A$는 $\langle a \circ \operatorname{!}_A, \mathrm{id}_A \rangle : A \to A \times A$가 된다) 다음을 얻는다.

\[\bar{f} \circ \langle a \circ \operatorname{!}_A, \mathrm{id}_A \rangle = \phi\]

그런데 $\langle a \circ \operatorname{!}_A, \mathrm{id}_A \rangle \circ a = \langle a, a \rangle = \Delta_A \circ a$이므로,

\[\begin{align} \bar{f} \circ \langle a \circ \operatorname{!}_A, \mathrm{id}_A \rangle \circ a &= \bar{f} \circ \Delta_A \circ a \\ &= \phi \circ a \end{align}\]

이다. $b := \bar f \circ \Delta_A \circ a$라 하면 다음 도식이 가환한다.

TikZ diagram

특히 $g(b) = g \circ \bar f \circ \Delta_A \circ a = \phi(a) = \bar f \circ \Delta_A \circ a = b$이다. ■

칸토어와 러셀

따름정리 (칸토어). $\mathbf{Set}$에서 (점) 전사인 사상 $f: A \to 2^A$는 존재하지 않는다.

증명. 그렇지 않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로비어의 정리에 의해 모든 사상 $2 \to 2$가 고정점을 가진다. 그러나 $0 \mapsto 1, 1 \mapsto 0$은 고정점을 갖지 않는다. ■

따름정리 (러셀). 소박한 내포 공리axiom of naive comprehension는 모순이다.

증명. 소박한 내포 공리를 가정하고, 이 공리가 만들어내는 집합들이 $\mathbf{Set}$에서처럼 데카르트 닫힌 범주를 이룬다고 하자. 그러면 $\phi(x): x = x$는 모든 집합의 집합 $S$를 정의하며, $2^S$는 $S$ 위의 모든 명제들의 집합이다. 다음 사상을 생각하자.

\[f : S \to 2^S, \qquad x \mapsto (y \mapsto [y \in x]).\]

소박한 내포 공리에 의해 모든 $P \in 2^S$는 집합 ${y : P(y)}$를 결정하므로, $f$는 (점) 전사적이다. 이는 $0 \mapsto 1, 1 \mapsto 0$에 대해 로비어의 정리와 모순이다. (증명을 풀어 보면, 점 $a$는 바로 집합 ${x : x \notin x}$이다.) ■

약한 점 전사성

$\mathcal{C}_{\mathsf{PA}}$를 다음과 같은 결정가능 집합의 범주라 하자.

  • 대상: PA에서 증명가능한 동치 관계로 나눈 $\mathbb{N}$의 결정가능 부분집합.

  • 사상: PA가 전역적total임을 증명하는 함수 (PA에서 증명가능한 동치 관계로 나눈 것).

그러면 $1 = {0}$은 종대상이고,

\[\begin{gather} A \times B = \{ \langle a, b \rangle : a \in A, b \in B \} \\ \pi_1 : \langle a, b \rangle \mapsto a, \quad \pi_2 : \langle a, b \rangle \mapsto b \end{gather}\]

는 곱이다. 여기서 $\langle \cdot, \cdot \rangle$은 순서쌍의 코드이다.

다음 보조정리를 증명하자.

보조정리. $\mathsf{PA}$가 무모순이면, $\mathcal{C}_\mathsf{PA}$는 데카르트 닫힌 범주가 아니다.

보조정리의 증명. 그렇지 않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2^\mathbb{N}$의 점은 전역성이 증명가능한 함수 $\mathbb{N} \to 2$의 수반이다. 특히 $2^\mathbb{N}$은 상수함수 $0$의 수반인 점 $e_0$를 가진다. $2^\mathbb{N}$은 $\mathcal{C}_\mathsf{PA}$의 대상이므로 결정가능 부분집합 $E \subseteq \mathbb{N}$이고, 포함사상 $i : E \to \mathbb{N}$을 가진다.

$\Theta: \mathbb{N} \to 2^\mathbb{N}$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Theta(n) = \begin{cases} n &n \in E \\ e_0 &\text{그 외} \end{cases}\]

그러면 $\Theta$는 사상이고 ($E$가 결정가능하므로 전역성이 증명가능하다), $\Theta \circ i = \mathrm{id}_E$이다. 따라서 $2^\mathbb{N}$의 모든 점 $p$에 대해 $\Theta(i \circ p) = p$이므로, $\Theta$는 점 전사적이다. 그러므로 로비어의 정리에 의해 모든 사상 $h: 2 \to 2$는 고정점을 가진다. 그런데 그렇다면 $0 \mapsto 1, 1 \mapsto 0$ 역시 고정점을 가지게 되고, 이로부터 $\mathsf{PA} \vdash 0 = 1$이 따라 나온다. □

따라서 위에서 진술한 형태의 로비어의 정리는, 계산과 산술이 사는 범주에서는 써먹을 수가 없다. 다행히도 로비어의 정리의 증명은 지수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다. 지수는 “모든 $g$가 코드를 가진다”는 사실을 하나의 사상 $f : A \to B^A$로 포장해줄 뿐이다. 지수를 걷어내면 다음을 얻는다.

정의. $\mathcal{C}$가 유한곱을 가진다고 하자. 사상 $\phi : A \times A \to B$가 약하게 점 전사적weakly point surjective이라는 것은, 모든 $h : A \to B$에 대해 $A$의 모든 점 $x$에서 $\phi(\langle a, x \rangle) = h(x)$를 만족하는 $A$의 점 $a$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로비어 정리 (유한곱). $\mathcal{C}$가 유한곱을 가지는 범주라고 하자. $\phi : A \times A \to B$가 약하게 점 전사적이면, 모든 $g : B \to B$에 대해 $g(b) = b$를 만족하는 $B$의 점 $b$가 존재한다.

증명. $h := g \circ \phi \circ \Delta_A$라 하자. 정의에서처럼 $a$를 고르고, $b := \phi \circ \langle a, a \rangle$라 하면

\[b = \phi(\langle a, a \rangle) = h(a) = g \circ \phi \circ \Delta_A \circ a = g(b). \quad ■\]

원 로비어 정리는 $\phi = \bar f$인 특수한 경우이다.

튜링, 타르스키, 괴델

따름정리 (튜링). 정지 문제는 결정불가능하다.

증명. $\mathbf{Rec}$을 대상이 $\mathbb{N}$의 결정가능 부분집합이고, 사상이 전역 계산가능 함수인 범주라 하자. (이때 전역성이 증명가능할 필요는 없다.) 결정가능 부분집합과 그에 대응하는 결정 프로그램은 동일시하겠다. $\mathcal{C}_\mathsf{PA}$에서와 마찬가지로 $\mathbf{Rec}$은 순서쌍 코드를 통해 유한곱을 가지며, $1 = {0}$, $2 = {0, 1}$이다.

정지 문제가 결정가능하다고 가정하자. 즉, 프로그램 $e$가 입력 $n$에서 정지하면 $h(e, n) = 1$, 그렇지 않으면 $h(e, n) = 0$인 사상 $h : \mathbb{N} \times \mathbb{N} \to 2$가 존재한다고 하자. 사상 $f: \mathbb{N} \to 2$에 대해, $e_f$를 다음 프로그램이라 하자.

on input n:
  if f(n) = 1: return
  else: infinite loop

그러면 모든 $n$에 대해 $h(e_f, n) = f(n)$이므로 $h$는 약하게 점 전사적이다. 로비어의 정리에 의해 $0 \mapsto 1, 1 \mapsto 0$이 고정점을 가지게 되어 모순이다. ■

따름정리 (타르스키). 모든 문장 $\sigma$에 대해

\[\mathbb{N} \models \mathrm{True}(\ulcorner \sigma \urcorner) \iff \mathbb{N} \models \sigma\]

를 만족하는 논리식 $\mathrm{True}(x)$는 존재하지 않는다.

증명. 자유변수가 하나인 논리식들의 괴델 번호 매김Gödel numbering $\psi_0, \psi_1, \dots$을 고정하자. $\mathbf{Def}$를 대상이 $\mathbb{N}^k \; (k = 0, 1, 2, …)$와 $2$이고, 사상이 표준 산술에서 정의가능한 함수인 범주라 하자.

$\mathrm{True}$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대입 함수 $\mathrm{sub}(m, n) = \ulcorner \psi_m(\bar n) \urcorner$는 계산가능하므로 정의가능하다. 따라서

\[\phi(m, n) := [\mathbb{N} \models \psi_m(\bar n)] = \chi_{\mathrm{True}}(\mathrm{sub}(m, n))\]

는 $\mathbf{Def}$의 사상이다. 이 사상은 약하게 점 전사적이다. $g : \mathbb{N} \to 2$가 논리식 $\gamma(x, y)$로 정의된다면, $\psi(x) := \gamma(x, 1)$은 $\phi(\ulcorner \psi \urcorner, n) = g(n)$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0 \mapsto 1, 1 \mapsto 0$은 정의가능하며 고정점을 갖지 않으므로, 이는 로비어의 정리와 모순이다. ■

괴델의 정리를 위해, 로빈슨 산술Robinson arithmetic $\mathsf{Q}$에 관한 다음 사실을 떠올리자.

모든 결정가능 집합 $D \subseteq \mathbb{N}$에 대해, $n \in D \Rightarrow \mathsf{Q} \vdash \psi_D(\bar n)$이고 $n \notin D \Rightarrow \mathsf{Q} \vdash \neg\psi_D(\bar n)$을 만족하는 논리식 $\psi_D(x)$가 존재한다.

따름정리 (괴델). $\mathsf{Q}$를 포함하는 무모순이고 재귀적으로 열거가능한 산술의 공리화 $T$에 대해, $T$에서 증명불가능한 산술적 참이 존재한다.

증명. 다음 보조정리를 증명하자.

보조정리. $T$가 $\mathsf{Q}$의 무모순인 확장이면, $T$의 정리들의 집합은 결정불가능하다.

증명. 결정가능하다고 가정하고 $\mathbf{Rec}$에서 논의하자.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phi(m, n) = \begin{cases} 1 & T \vdash \psi_m(\bar n) \\ 0 & \text{그 외} \end{cases}\]

$\mathrm{sub}$가 계산가능하고 $T$가 결정가능하므로 $\phi$는 계산가능하다. 또한 $\phi$는 약하게 점 전사적이다. 계산가능한 $g : \mathbb{N} \to 2$가 주어졌을 때 $D = g^{-1}(1)$이라 하면 다음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 $g(n) = 1$이면 $T \vdash \psi_D(\bar n)$이므로 $\phi(\ulcorner \psi_D \urcorner, n) = 1$이다.
  • $g(n) = 0$이면 $T \vdash \neg\psi_D(\bar n)$이므로, 무모순성에 의해 $T \nvdash \psi_D(\bar n)$이고 $\phi(\ulcorner \psi_D \urcorner, n) = 0$이다.

로비어의 정리에 의해 $0 \mapsto 1, 1 \mapsto 0$이 고정점을 가지게 되어 모순이다. □

이제 $T$가 완전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다음 절차는 전역적이고, 따라서 $T$는 결정가능해진다.

for n in ℕ:
  if n is a proof of φ:
    return True
  if n is a proof of ¬φ:
    return False

이는 위의 보조정리와 모순이다. ■

몇 가지 덧붙이자면:

  1. 이 논증은 $\omega$-무모순성이 아니라 무모순성만을 사용하므로, 괴델–로서Gödel–Rosser 정리와 같은 강도를 가진다.

  2. 증명을 풀어 보면, 점 $a$는 $n \mapsto [T \nvdash \psi_n(\bar n)]$을 표현하는 논리식의 코드이다. 따라서 $\psi_a(\bar a)$는 괴델 문장, 즉 “나는 증명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문장이다.